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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 복지재단 정영일 대표가 기업의 사회공헌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
이랜드복지재단이 7일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주관하는 '2009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랜드복지재단 정영일 대표는 8일 한국재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칭찬과 더불어 앞으로 더 잘하라는 격려를 받은 것 같다”며 “회사의 비전을 성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 경영철학은 이익을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는 것, 그래서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이랜드는 1996년 복지재단을 설립해 2002년부터 기업이익의 10%를 사회복지에 쓰기로 확정했으며, 세계 재난현장 긴급구호, 대북지원, 제3세계 아동지원, 장학사업, 복지시설, 의료지원, 농촌봉사활동, 멘토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복지사업들을 'We are Family'와 '이랜드하우스' 두 가지로 재편성 해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We are family'는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을 건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해체된 가정과 해체위기에 있는 가정을 의료, 교육, 물품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면서 가정회복을 돕는 것이 주 업무다. 특히 그룹홈(부모가 있으나 사정상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탁해 양육하는 가정)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국가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그룹홈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이랜드하우스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돕는 복지센터로, 재단은 현재 전국에 5개의 노인전문복지센터와 1개의 종합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공헌의 전문가인 이들이지만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의 사회공헌 팀에 비해서는 예산이 적다. 한정된 돈을 최대한으로 가치있게 쓰기 위해 정영일 대표는 업무시간의 반을 현장에서 보낸다. 정 대표는 “돈을 쓰는 주체(재단)가 책상에서 편하게 쓸 수 없다”며 현장으로 직접 가서 지원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한정된 돈으로 명목상 기부가 아닌,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곳에 가치있게 써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철학이다.
현장으로 나가서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많다. 긴급구호키트가 바로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재난현장에 구호품이 보름 후에나 도착하는 것을 보고 이랜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난 후 24시간 이내 지급가능한 긴급구호키트를 선보였으며, 현재는 대부분의 구호단체에서 긴급구호키트를 쓰고 있다. 정 대표는 “내가 주체가 되는 '돕는' 개념이 아니라 상대를 주체로 해 '섬긴다'는 개념으로 일하면 그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정부가 세재혜택의 폭을 좀 더 늘려주면 좋겠다는 바람 외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요즈음은 기업들이 과거의 소극적 복지활동으로부터 탈피해 시민단체나 전문단체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뛰어들고 있어 보다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랜드 역시 전문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는데 정 대표는 “기업의 자원과 NGO의 전문성이 만나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참여가 활성화됨에 따라 이에 관련된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매출을 올리기 위한 전략의 한 방법쯤으로 생각한다면 기업 스스로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이미지가 단기간의 봉사활동으로 쇄신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진정성이 없는 봉사는 가시적 성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으면 스스로 지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사회공헌은 경영의 트렌드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어선 안된다”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철학, 그리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영일 대표는...
1989년 이랜드그룹 공채 5기로 입사해, 스코필드 사업본부장과 대표이사직을 거쳐 2001년부터 이랜드복지재단 총괄사무국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8월 재단 대표로 취임해 이랜드복지재단의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