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충전단자 국내표준의 국제 표준화가 추진된다.
지난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는 사실상 국내 휴대폰 충전단자 표준으로 자리 잡은 ‘통합 20핀 표준(2007년 제정)’을 오는 10월 ITU-T에 국제 표준으로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제안의 목적은 이동통신산업계 단체인 GSMA 주도로 진행 중인 마이크로USB 충전단자의 국제 표준화가 대세로 자리 잡기 전에 국내 표준을 국제 표준의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다.
만일 다른 표준이 국제 단일 표준으로 확정되면 자칫 ‘통합 20핀’이 무역장벽으로 간주돼 WTO의 무역기술장벽(TBT) 협정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조차 우리 표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협회(TTA) 관계자는 “WTO TBT는 모든 상품은 국제 표준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해 만약 GSMA가 추진하는 마이크로USB 충전단자가 국제 표준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 국내 표준을 쓸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문제가 가시화되지 않았던 것은 국제 표준이 없을 때 국가별로 표준을 사용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적용돼 왔기 때문이지만 지금부터 국제 표준화를 준비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실제로 GSMA의 회원사인 노키아 등은 마이크로USB 표준을 따르면서도 독자적으로 ‘2밀리 배럴’ 표준도 국제 표준으로 제안했다. 애플도 아이폰의 충전단자 표준을 독자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한편, GSMA는 오는 2012년부터 마이크로USB로 충전기 규격을 단일화하기로 지난 2월 합의하고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USB 채택시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2007년 한국 TTA 표준으로 상정된 통합 20핀 표준은 이미 4000만대가 보급되어 충전기 및 PC케이블 교체 부담 때문에 소비자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24핀 충전기에 20핀 젠더를 부착해 사용하는 현행 방식은 불가능하게 된다.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를 교체할 경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휴대폰 제조사들이 단순 충전단자인 `젠더'를 3000~5000원 정도에 판매해 폭리를 취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충전기마저 교체할 경우 휴대폰 가격인상과 기존 휴대폰과의 호환성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