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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극 ‘탐나는도다’에서 이국적인 마스크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신예 이선호. 그는 다양한 패션쇼에 모델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각종 CF 모델로 등장하면서 지난 2006년 KBS2 드라마 ‘눈의 여왕’으로 연기자의 길에 당당히 발을 내디뎠다. 이후 MBC 드라마 ‘에어시티’, 케이블 채널 CGV ‘정조 암살 미스터리-8일’ 등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려왔다. 언제부터 연기자의 꿈을 꿔왔나?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원래 초등학교 때는 만화가가 꿈이었죠, 고등학교 때는 미술을 전공하려다가 앉아서 그림만 그리는 게 내 적성에 썩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활동적인 것을 찾다가 ‘CF 감독,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죠.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진학해서 우연찮게 패션쇼 메인 모델로 발탁돼 그것을 발판으로 연기자로 입성하게 됐죠”
◈ ‘人福’ 터진 남자 이선호. “내 주위엔 뜨는 스타들만 있다?!”
‘눈의 여왕’에서 현빈의 친구로, 김조한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에선 소녀시대 제시카의 헤어진 연인으로, 손담비 ‘Bad boy’를 통해서는 손담비의 나쁜 남자로 등장해 각종 온라인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상위권 순위를 오르내리던 ‘인(人)복’ 터진 남자 이선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특히 뮤직비디오 상에서는 ‘여복’이 많았어요. 소녀시대가 막 데뷔했을 무렵에 제시카 선배인 가수 김조한의 노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게 됐어요. 저와 제시카가 남녀 주인공으로 맡게 됐는데, 다음 날 제시카가 이상형과 뮤직비디오를 찍었다고 말해서 ‘제시카의 이상형 이선호’로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죠. 나중엔 내가 활동이 뜸해서인지 제시카 이상형이 정우성으로 바뀌더라고요”(웃음)
그리고 몇 달 뒤, 이선호는 손담비의 ‘Bad boy’ 뮤직비디오에서 손담비에게 상처만 주는 거만한 남자로 파격 변신하며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살짝 물어봤다.
“손담비는 평소에 좋아하는 연예인이었죠. 뮤직비디오에서 남녀 주인공이 진한 러브신을 연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손담비는 연기자가 아닌 가수였고 거기에 난 오빠여서, 남자인 내가 리드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손담비가 너무 적극적으로 육탄 공세를 펼쳐서 오히려 제가 좀 위축됐어요. 그래도 정말 즐거웠던 시간이었죠”(웃음)
◈ “‘탐나는도다’요? ‘꽃남’보다 시청률은 낮아도 퀄리티는 높아요”
이선호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MBC 주말 드라마 ‘탐나는도다’(극본 이재윤/ 연출 윤상호)에서 정체불명의 일본계 네덜란드 상인 ‘얀 가와무라’로 등장, 여심을 흔드는 이국적인 마스크를 뽐내고 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탐나는도다’는 화제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 제작사인 그룹에이트가 ‘제2의 꽃남’으로 기획한 작품.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16회를 마지막으로 조기종영을 확정한 상태다. 이에 이선호, 황찬빈 팬카페 회원들은 아쉬운 마음을 토로하기 위해 한 신문사를 통해 ‘종영 반대’ 광고를 내기까지 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부담되지는 않았는지 이선호의 생각이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는 ‘탐나는도다’가 ‘꽃보다 남자’보다 퀄리티가 더 높다고 생각해요. 이제껏 알던 ‘꽃보다 남자’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있어 식상할 수 있는데, ‘탐나는도다’는 신선한 소재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어요. 그리고 좀 더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한, ‘도전정신’이 투철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상일은 역시 내 맘대로 되지 않네요”(웃음)
‘꽃보다 남자’가 열풍을 일으킨 이유 중 하나는 특급스타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일약 스타가 된 탤런트 이민호 등 신인들을 대거 투입시키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는 점이다. 이번 ‘탐나는도다’도 이선호를 비롯한 신인들만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내심 스타 탄생을 예감할 만도 했을 듯.
“대박시청률로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된다’라는 상상을 안 해 본 것은 아녜요. 하지만 처음부터 전 ‘스타성’에 전혀 욕심이 없었어요.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캐스팅 때부터 ‘탐나는도다’ 작품자체가 너무 좋았고, 특히 ‘얀’ 캐릭터가 내 마음에 쏙 들어왔으니깐요”
◈ “추한(?) 모습 보여줘도 혼신의 연기를 통해 살아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얀’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역들을 통해 자신만의 무기를 하나씩 하나씩 저장해 가고 싶다는 이선호는 연기를 통한 ‘진실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배역을 맡으면서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내 안에 없는 모습을 캐릭터에게 이입시키는 작업이 재미있어요. 내 안에 무기도 점차 늘어가는 것 같고요. 연기를 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야 하나”(웃음)
“그 상황에 맞춰 변화무쌍하게 제 모습이 바뀌더라도 제 안에 있는 진실성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해요. 브라운관에서 멋있게 보이기보다는 추해 보이더라도 혼신을 다해 살아있는 연기를 대중들에게 보여드리고 감동을 드리고 싶어요. 그게 연기자로서의 보람이 아닐까요” (장소협찬=Funny PD 스튜디오, 사진=민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