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상승률로만 따졌을 때 오히려 버블세븐 집값이 수도권 다른 지역 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 3개 구와 목동·분당·용인·평촌 등 버블세븐지역으로 처음 지정된 2006년 5월 15일 이후 9월 현재까지의 매매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버블세븐 지역의 매매변동률(5.01%)이 수도권 평균(22.61%)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분당의 경우 -4.14%를 기록해 수도권 전체 72개 시․구(단, 목동은 양천구에서 분리) 중에 가장 낮은 매매변동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버블세븐 지역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용인시는 -0.45%로 매매변동률 하위 10개 지역 중에 분당에 이은 2위, 목동은 3.25%로 4위, 송파구는 7.52%로 6위, 강남구는 8.21%로 7위, 서초구는 9.90%로 9위, 평촌은 10.26%로 10위를 기록해 하위 10개 지역 안에 버블세븐 지역이 모두 포함됐다.
이 같은 결과는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지정일 이전에 이미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상태였고, 그 이후 쏟아진 대책들이 대부분 고가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버블세븐 지역을 직접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버블세븐 지정일 전에 시행된 3․30대책은 6억원 이상 고가아파트 대출 규제, 주택거래 신고지역 자금조달 계획 신고,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및 투기방지 대책 등이 포함돼 버블세븐 지역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11․15대책에서는 투기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 신규 구입 대출 시 적용하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도 확대 적용했다.
2007년 들어서 시행된 투기지역 담보대출 1인1건 제한, 수도권 민간택지 주택 전매제한기간 확대 등이 발표되면서 버블세븐 지역 집값에 영향을 준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버블세븐 지역 대형평형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폭이 컸던 것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매매변동률이 낮은 이유로 분석된다.
한편, 같은 기간 동안 의정부시는 88.29%로 가장 높은 매매변동률을 기록했다. 동두천시는 86.53%로 의정부에 이은 2위, 노원구는 75.76%로 3위에 올랐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고가아파트가 즐비한 버블세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를 맞아 아파트값이 급락했기 때문에 그만큼 회복이 더딘 측면이 있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시장 회복과 맞물려 버블세븐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재건축 및 리모델링 규제완화 여하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있기 때문에 버블세븐지역의 버블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