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주식이 하락하면 환율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증시와 관계없이 하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외환당국도 환율 하락 속도가 국내경제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고 보고, 기존의 소극적 입장에서 선회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러나 최근 환율 하락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서 비롯된 만큼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의 하락세는 세계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달러약세가 주요원인이다.
여기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공급, 무역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고 외국인들도 순매도세로 돌아섰음에도 환율 하락세는 여전하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 매도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환율이 앞으로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달러를 팔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1일 환율이 1,166원선까지 하락한 이후 시장의 매도 심리는 더욱 강해진 분위기다.
기축 통화로서 달러 위상이 위협받고 있는 데다 미국이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글로벌 달러의 약세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9월 무역수지 흑자 폭이 53억7천만 달러에 이르고, 9월 외환보유액도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환율 하락 속도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한은 안병찬 국제국장은 5일 이런 점을 지적하며 구두개입에 나섰고 기획재정부도 지난 1일 환율이 급락하자 구두개입과 함께 강도 높은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그동안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하는데 그쳤던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선 것은 환율이 급락하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시장의 쏠림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한 환율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당국의 개입으로 1,150원선 아래로는 추가 하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