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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결혼한 박동선 대표 “인맥과 신뢰가 최대자산”

1998년 업계 최초로 대기업의 총무부가 분사해 아웃소싱 회사로 독립했던 '편리한세상'이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다. 이례적인 형태의 회사로 나올때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편리한세상은, 법인으로 등록한 98년 첫 해 매출이 3억, 이듬해 매출이 9억에 이어 작년에는 직원 80명 규모에 65억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장만한 역삼역 부근의 새 사옥에서 편리한세상 박동선<사진> 대표이사를 만나 그간의 성공이야기를 들었다. 만 11년간 단 한번의 연매출 하락 없이 상승세만 기록한 온 그만의 전략, 비법 등을 캐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너무 간단하게도 “사실 회사에 큰 굴곡이 없었다. 큰 욕심 부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성장했다” 였다.

 

회사가 굴곡없이 상승가도만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1998년 IMF 타격으로 삼성물산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내 총무부를 독립시켰다. 삼성물산이 처음 3년간은 모기업으로서 지원을 약속한 상태로 당시 과장이었던 박대표와 15명의 직원들이 5천만원을 출자해 법인을 세웠다. 대기업 직원에서 하루아침에 창업자가 되어 미래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과 갑자기 달라지는 은행대우 등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박사장과 직원들은 회사를 업계 최고로 만들어 놓았다.

 

편리한세상은 기업들의 총무부 업무를 아웃소싱 하는 회사다. 직원들의 급여, 4대보험, 연금 관리를 비롯해 재무 인사 물류 고객 관리까지 아우르며 최근에는 인력파견과 헤드헌팅 분야로도 확대했다. 삼성물산이 유일했던 고객사는 80개를 넘어섰으며, 재계약률이 99%를 넘는다.

 

박동선 대표는 스스로를 “나는 일과 결혼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독신여성이기도 하다.  1977년 고졸공채 1기로 입사한 후 잦은 야근근무와 주말근무도 찾아서 할 정도로 일에 몰두했고, 동기 여사원 중 가장 빠르게 승진했다. 이것 외에 박 대표가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인맥과 신뢰를 중요시 했다는 점이다. 그는 “세상은 한치건너 두치다. 신뢰감 쌓는 것에 주력했더니 큰 자산이 되었다”고 했다.

 

웬만한 사건이면 포용해버리는 박 대표의 성격도 한 몫 했다. 지난 11년간 있었던 가장 큰 시련(?)이 재작년 한 직원의 실수로 고객사의 업무처리에 지장이 갔던 일이다. 박 대표는 “성격이 웬만해서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잘나가는 편리한세상은 앞으로 10년 내에 연매출 1,000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후년 즈음에는 연매출 100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박사장은 자신감 있게 말했다. 또 정직, 신뢰, 정도를 바탕으로 인사총무 부문의 1위 토탈아웃소싱기업이 되는 것 또한 목표다.

 

한편 박 대표는 업계에서 아웃소싱 회사에 대한 오해가 벗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은 핵심사업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