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도권 전지역에서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도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게 돼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감독당국은 오는 12일부터 보험사, 상호금융사,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비투기지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해 제2금융권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비투기지역에서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금액이 5000만원을 초과하면 DTI 50%를, 인천 경기지역은 60%가 적용된다. 상호금융사와 저축은행, 여신전문사의 DTI는 서울 50~55%, 인천 경기지역 60~65%가 적용된다. 현재는 서울 강남3구 투기지역에 대해서만 DTI 40~55%를 적용 받는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보험사는 현행 최고 60%에서 50%로 강화되고 나머지 제2금융권은 70%에서 60%로 조정된다.
이번 조치는 다음주인 초인 12일부터 이뤄지는 신규 대출분부터 적용되며 시행 전일인 11일까지 대출을 받기로 한 경우에는 이번 규제 강화 내용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득수준이 낮거나 영세 자영업 종사자 등은 규제 시행 전에 대출을 받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강화 이후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1차 DTI규제 강화가 나름 효과를 냈지만 주택시장에 대기수요가 많아 단기 조정에 그칠 수도 있고 가격 불안요소가 아직 많다는 판단에 의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은행권 규제 강화가 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로 확실하게 주택가격을 잡자는 의도로 비춰진다.
◇ 4분기 조정국면 길어지고 재건축 등 하락매물 더 나올 듯
제2금융권까지 DTI규제가 확대되면 주택 수요자들의 자금마련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 9월 은행권의 DTI규제가 수도권 비투기지역으로 확대 실시된 후 한 달간 이미 수요위축과 상승세 둔화, 재건축 가격 하락 등 효과를 내고 있던 터다. 정부가 강하고 신속하게 수요억제책을 내놓는 인상을 주면서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며 수요 위축과 거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달간 이미 강남권 재건축에서 하락 매물이 나오고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추석 이후로도 숨고르기 장세와 급등지역의 가격조정이 예상됐는데 이번 조치로 거래감소와 관망세, 가격 조정국면이 좀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건축이나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조정기간이 길어지고 하향 조정된 매물도 출시될 전망이며 가격 조정폭도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제2금융권 대출 이용빈도가 높은 서민주택시장과 경매 등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위축될 것으로 보이다. LTV도 동시에 강화되면서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 일반주택 거래도 위축될 전망이다.
반면 신규분양시장으로 수요 쏠림은 더 심화될 수 있다. 이번 조치에서 이주비와 중도금 등 집단대출, 미분양주택의 담보대출, 50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은 이번 규제 강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금자리주택을 필두로 신규분양시장의 청약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DTI추가규제로 반사이익을 보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당장 자금마련이나 대출이 쉽지 않은 실수요자들이 신규분양에 몰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