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입시결과를 보면 그 해 입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수험생들에게 인기 있는 학과는 어디인지,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 경쟁률이 변화되었는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극심한 취업난을 고려해 사범계열이나 보건계열 등 취업에 유리한 계열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수험생은 어떤 기준으로 학과·계열을 선택할까?
교육업체 진학사(대표 신원근)는 자사 홈페이지(www.jinhak.com)를 통해 9월 29일부터 10월 8일까지 고3 6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문, 사회, 경상 등 총 10개의 계열을 대분류하여 올해 지원을 희망하는 계열을 선택하게한 결과, 보건계열과 공과계열이 각각 18%, 인문계열 16%(101명), 경상계열 11%(72명), 자연과학계열과 예체능계열이 각각 10%, 사회계열 7%(45명), 사범계열 5%(34명), 어문계열 4%(25명)의 답변을 보였다. 계열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74%(472명)가 적성에 맞고 평소 관심 있는 학과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19%(120명)는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골랐다.
하지만 학부모는 수험생의 적성도 중요하나 취업에 유리한 계열을 보다 우선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순위는 수험생과 비슷하나 사범계열이 16%(100명)로 나타나 수험생의 선택비율인 5%보다 훨씬 많은 비율을 보였고, 수험생 선택에서 다소 높은 순위에 있었던 공과계열과 자연과학계열은 각각 18%→14%, 10%→6%로 선호도가 하락했다.
학부모의 선택에는 49%(314명)가 취업의 유리함을, 32%(206명)가 자녀의 적성과 관심을 꼽았는데, 자칫 수험생 본인의 관심과 적성이 무시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한편, 수험생의 대다수는 여전히 2,3년제 전문대보다 4년제 대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이 높고 미래 유망한 학과가 있다면 전문대에 지원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7%(172명)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듯하다’라고 답해 얼마 남지 않은 수능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23%(145명)는 ‘4년제 외에 생각해본 적 없다’, ‘그래도 4년제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가 22%(141명)로 나타나 여전히 전문대학을 4년제 대학의 차선책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었다.
또한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재수에 대해서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수능 결과가 평소 실력보다 낮게 나오더라도 응답자의 35%(225명)는 재수를 ‘절대 할 생각 없다’, 27%(171명)는 ‘아마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는데, 이는 1년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에는 재수를 하더라도 다음해에 반드시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부담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 황성환 기획조정실장은“설문 결과 수험생과 학부모가 생각하는 지원 우선순위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수능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시지원까지 충분하고 신중한 검토를 할 시간이 있으며, 주어진 3번의 지원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