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시작하는 첫 월요일,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나타내는 개선된 지표가 발표되면서 대공황 이후 가장 길었던 경기침체가 끝나가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2일(현지시간) 발표된 제조업지수와 건설지출,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뛰어 넘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양책이 경기회복에 탄력을 주고 있다면서도 고용불안, 신용경색, 소비심리 위축이 수천억 규모의 부양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고 주장하고 있다.
▲ 달러 약세로 제조업 해외 경쟁력 회복 = 10월의 제조업 경기는 지난 3년 이래 가장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정부가 7870억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실시하고, 기업들의 재고 축적, 해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공급관리협회(ISM)는 이날 10월 제조업지수가 2006년 4월(56.0) 이래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수는 9월의 52.6에 비해 증가한 55.7을 기록, 예상치 53.0을 크게 웃돌며 3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다. 특히 18개 부문에서 13개 부문이 확장세를 보였는데 정유, 석탄제품, 화장품, 가구 업계 등이 확장세를 견인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데이비드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은 제조업 부문의 명백한 전환점"이라면서도 "이전의 경기침체의 패턴을 봤을 때 기업들이 재고를 쌓아두면서 제조업이 강세를 보이다가도 몇달 뒤 사그라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곧 "올해에는 1분기에만 지수가 50을 아래로 떨어졌던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경제가 다시 후퇴하는 징후는 아니다"면서 "약간의 하락세는 (회복은 이뤄지고 있지만)회복 둔화를 의미할 뿐"이라며 경기 회복세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BMO캐피탈마켓의 살 과티에리 이코노미스트 역시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경제를 이끌고 있고, 제조업은 달러의 약세로 아시아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회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주택건설 회복은 경제 회복 촉매제 = 전문가들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3.5% 증가야 말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가장 길었던 경기침체가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4분기와 내년 상분기에는 GDP가 약1.7% 상승하는 느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이들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9월 건설지출이 예상치보다 0.8% 증가하며 6년만에 최고치로 증가한 것을 근거로 이들은 4분기에 GDP가 3%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지출은 오피스 빌딩과 호텔, 쇼핑센터 건축에는 약세를 보였지만 주택 건설이 활성화 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 10년의 침체 터널 끝나가나 =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잠정주택매매 지수(PHSI)가 전달 보다 6.1포인트 상승한 110.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서 19.8% 증가한 수치로 200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 또 전문가의 예측 1.2포인트 상승을 크게 웃돌아 주택시장 회복에 기대감을 키웠다.
이 지수는 8달 연속 상승했으며, 10년의 긴 침체가 드디어 바닥을 쳤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러한 지표 개선은 저금리 기조 유지와 정부의 세제혜택이 구매자를 시장으로 끌어내고 있는 것.
현재 상원에서는 주택구입자에 주는 세제혜택을 내년 4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 경제회복의 최대 걸림돌 '실업' =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지속적인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관리협회가 발표한 제조업지수는 고용부문에서도 장미빛 전망을 보였다. 제조업 고용이 지난 달 46.2에서 53.1로 큰폭으로 증가하며 15개월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로 전환한 것. 그러나 신규주문수는 지난 달에 오히려 감소해 불안 요소로 남았다.
몇몇 제조업 기업들은 수백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기로 발표해 제조업의 견조세로 고용불안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다만, 해고 역시 계속되고 있어 오바마 행정부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