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두바이의 진의를 오해하고 있다"
두바이발 금융 쇼크 이후 침묵을 지키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지도자들이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셰이크 무하마드 두바이 통치자는 이날 국영방송사인 알아라비야 TV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두바이 채무규모를 과장하고 있다. 두바이 채무 구조조정의 진의를 세계가 오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등 외신들은 셰이크 무하마드 통치자가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 요청 이후 세계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위기는 두바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30일 두바이 정부가 두바이월드에 대한 채무 보증을 거부하며 “정부 소유이긴 하지만 두바이월드는 독립적인 기업일 뿐”이라고 표명한데 이은것이다.
셰이크 무하마드는 2일 UAE 건국 38주년 행사 기념사를 통해서도 "우리의 경제는 강하고 견고하다"며 "원대한 목표는 여전히 우리의 목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셰이크 칼리파 빈 자에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도 이날 기념식에서 "지난 4ㆍ4분기부터 대부분의 분야에서 성장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UAE 경제는 좋은 상태이고 지금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대응할 정도의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의 자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두바이와 아부다비 증시는 이틀째 급락세를 보이는 등 쉽게 금융쇼크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세를 보였다.
이슬람 명절을 마치고 재개장한 중동 국가들의 증시들도카타르 종합주가지수 8.3% 하락, 쿠웨이트 주가도 2.7% 떨어지는 등 급락했다.
이런 상황가운데 두바이월드는 이날 총 부채 590억달러 중 260억달러에 해당하는 채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바이월드는 이날 성명에서 "부채 약 260억달러를 구조조정하기 위해 채권단과 건설적인 초기 협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두바이월드의 부동산 자회사인 나킬이 발행한 60억달러의 이슬람채권이 포함되며,나킬 월드와 리미트레스 월드도 대상에 포함된다.
영국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두바이월드의 사정이 더욱 악화되면 아부다비가 두바이에 대한 지원대가로 두바이투자청(ICD)이 가진 에미리트항공의 경영권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두바이월드가 채무 구조조정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수십억달러를 투자한 뉴욕 만다린오리엔탈호텔,라스베이거스의 시티센터 카지노&리조트 등 거액의 미국에 보유한 부동산 자산들을 큰 손실을 보고 매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