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발표 내년 초로 늦춰

여권의 세종시 수정 추진 전략이 바뀌고 있다.

당초 세종시 수정안을 이달 말 밝히기로 했으나, 내년 1월 발표로 늦춰진다.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걸리더라도 대안을 알차게 만들어 여론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정운찬 총리가 대안 발표시기를 12월 말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극대화되므로 굉장히 혼란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충실히 준비해서 대안 제시 시점을 내년 1월 초로 조정하는 게 좋겠다고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총리실은 "당의 공식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정 총리도 이날 국민원로 위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듣겠다. 다만 너무 오래 끌면 국론 분열이 장기화할 수 있으므로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4일 세종시의 원안 수정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발표 시기를 내년 1월로 정했으나, 한나라당이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한다며 시기 조정을 제안해 이달 중순으로 앞당겨 졌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고, 예산안 처리와 맞물릴 경우 집중력이 분산될 우려가 제기되자 당정이 일정 조율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기대보다 부실할 경우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당ㆍ정ㆍ청이 모두 국민과 정치권을 상대로 여론 조성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호남 등 지역을 순방하면서 세종시 세일즈를 진행 중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을 설득하고자 여당 의원들과 그룹별 모임을 가질 것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