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지원 지난해 비해 불리할 듯
일반적으로 수리 ‘가’ 형이 어렵다보니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수리 ‘나’형 시험을 보고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교차지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에는 변수가 생겼다. 원점수 100점 만점에 해당하는 표준점수가 수리 ‘가’ 와 ‘나’ 모두 142점으로 동일하다(지난해는 수리‘나’형이 4점 높았음). 수리 ‘나’형 시험을 본 7만 여명의 자연계열 수험생은 교차지원에 유의해야 한다. 교차 지원 시 지난해보다 훨씬 불리해 질 가능성이 높다.
예로 수리 ‘가’형에 가산점을 주는 경우라면 점수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백분위 반영의 경우 원점수 80점대 이상에서는 수리 ‘나’형의 백분위가 더 낮기 때문에 수리 ‘가’형에 가산점을 주면 무조건 불리하다. 70점대에서도 7%이상의 가산점만 줘도 수리 ‘가’형이 유리하다. 60점대 이하부터는 20%이상의 가산점을 주면 수리‘나’형이 불리하게 된다. 표준점수에서는 70점대까지는 ‘가’형에 5%이상, 60~50점대는 ‘가’형에 10% 이상의 가산점을 주면, 수리 ‘나’형 교차지원이 불리하다.
따라서 지원자 수준에서 수리 ‘가’형의 가산점과 자신이 받은 수리 ‘나’ 형 점수의 유/불리를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탐구 영역의 영향력 확대
수험생들은 사회탐구 11과목,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서 최대 4과목을 선택해서 시험을 치렀다. 그렇다 보니 과목별로 응시 집단이 다르고 시험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가 있다. 이런 과목별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주요대학들은 수능 성적 발표 후에 별도 기준표를 마련해, 탐구 백분위에 해당하는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한다. 과목별로 표준점수에서는 차이가 생겨도 같은 백분위를 받은 수험생들은 같은 표준점수를 주자는 취지다.
하지만 언어, 수리, 외국어의 변별력이 약화된 상황이라면 탐구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 탐구의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보정없이 그대로 반영하는 대학, 탐구 반영 과목수가 적은 대학(경원대, 경기대) 등에서는 각 대학의 전형 방법에 따라 탐구 영역이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배치표 맹신은 금물
배치표는 자신의 수능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학과를 한 장의 표로 확인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학별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적용되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가산(감)점 여부, 교차지원 유/불리, 학생부 교과 점수 등 다양한 변수를 종이배치표에서는 표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배치표로는 자신의 성적에서 ±5점 정도의 대략적인 기준 잣대로 대학과 학과를 입시군 별로 골라 놓고, 대학·학과별 반영점수에 맞춰 자신의 성적을 산출해 보고, 다시 배치점수와 비교해 보는 것이 배치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모든 대학이 동일한 점수 체제로 똑같은 수능 반영 영역과 동일한 영역 비율로 전형한다면 배치표만 보아도 합격선 예측이 완벽하겠지만 대학별로 반영 영역과 비율, 반영점수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배치표만 보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시 경쟁률 치열할 듯, 대학별 요강 꼼꼼히 따져야
수능 시험 성적이 잘 나오다보니까 수시보다 정시에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기대 심리로,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율이 크게 떨어졌다. 금년도 정시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수시 모집 대학별고사가 남아 있는 수험생이라면 대학별고사에 최선을 다해 응시해야 한다.
정시 경쟁률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보력이 한층 중요해졌다. 정시 지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설명회 등을 통해 모은 여러 입시 기관의 배치표를 보고 목표 대학·학과의 배치점수를 모두 기록해 보고, 역으로 자신의 점수로 지원 가능한 대학·학과를 메모한 다음, 정시모집 요강을 정리를 해야 한다.
입시요강에서 정리해야할 항목들을 살펴보면, 입시군, 모집단위(학부/학과/전공), 모집인원, 수능반영영역, 반영비율, 가산점, 교차지원여부, 학생부 반영과목, 반영비율, 석차등급 환산점수 등이다.
수리 영역 변별력 약화로 인한 상위권 점수대 수험생 집중, 수리 ‘가’, ‘나’ 형의 최고점 뒤바뀜에 따른 교차지원 유불리 반전, 수능 응시자 수 증가에 따른 정시 경쟁률 및 합격선 상승 예고 등 정시 모집 지원이 극심한 혼란과 눈치 작전 상황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럴 때 일수록 수험생은 자신이 정한 목표 대학·학과를 확고히 하고 모쪼록 자신의 수능 점수와 학생부 성적 분석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금년 정시야 말로 지원 전략이 수능 10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