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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12 사태' 북한 도발 50% 판단

미국은 30년전 발생한 지난 1979년 12·12사태 직후 북한의 대규모 도발 가능성을 50% 정도로 판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12.12 사태 발생 8일후인 12월 20일 작성한 `남한내 불안정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라는 특별 상황판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별보고서는 “북한이 전면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것인지 확신을 갖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은 최대 50대 50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한국전쟁 이후 북한은 강도가 약한 다양한 행동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이런 경험에 비추어 북한은 제한적인 행동이 실제로는 순손실(net loss)이 된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일성 주석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발생한 남한 군부 파벌간 다툼과 광범위한 사회 무질서가 자신이 권좌에 있을 때 한반도를 재통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만일 북한이 군사적 개입을 결정한다면,이는 남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조직적인 저항을 분쇄하기 위한 육.해.공을 두루 동원한 대규모 공격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우리는 남한에 미군이 주둔해 있지 않다면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리라고 판단한다”면서 "미국 지상군의 존재와, 어떤 규모가 됐든 북한의 도발시 미군이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확실성은 북한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혀 주한미군의 억지력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군사적으로 취약해진 남한에 대한 공격을 검토할 때 남한의 주요 동맹들의 태도, 특히 가장 중요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저울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남한내 비상사태와 관련한 이 평가보고서 작성에는 중앙정보국을 비롯해 국무부, 국방정보국, 국가안보회의는 물론 육군부, 해군부, 공군부의 정보담당 수뇌들이 참여했다고 문건에 기록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인 `10.26' 후 발생한 12.12 사태는 전두환, 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가 중심이 돼 일으킨 사건으로, 이후 김영삼 정부에 의해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군사반란사건으로 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