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제적인 금융위기와 불황으로 경매시장이 반사적인 호황을 누린 해였다.
최근 재조정기를 맞아 주춤했던 경매시장에 여러 번 유찰된 싼 매물이 등장하자 다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법원으로 몰리고 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의 특징은 경매물건의 증가, 고가 경매물건의 비중 증가, 경매시장 유입액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매물건 증가> 경기 불황 탓에 올해 경매 물건은 작년보다 12% 가량 늘어났다. 올해 말까지 약 29만 5000건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11월까지 진행건수의 합계가 작년 1년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의 아파트다.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이 집중된 탓에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 물건은 한해 사이 70%나 급증했다.
<고가 경매물건 비중이 커> 경기 침체 수준에 따라 경매물건은 서민형→생계형→수익형 순으로 등장하게 된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 자산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고가의 주택이나 규모가 크고 우수한 상가건물도 경매에 부치게 된다.
올해는 독특한 경매 물건이 유독 많았다. 감정가 290억 원의 조선소, 276억이 넘는 교회, 180억 원이 넘는 골프장, 110억으로 평가된 대학교, 수백억에 달하는 공장과 쇼핑몰, 대규모 납골당 등이 경매에 나왔다.
실제로 감정가 기준 100억 이상의 경매 물건 수를 집계해보면 2009년 11월까지 모두 444건이 경매 진행돼 전해 동기간의 집계된 323건보다 37.5% 늘었다. 고액의 부동산 매물은 증가했으나 낙찰가율이 57.4%에 이는 100억 원의 물건이 57 억4천만 원에 팔린 셈이다.
<경매시장 유입 금액 사상 최대> 올해 11월까지 낙찰 금액의 총 합계는 14조 3500억 원으로 2008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올해 11개월간의 집계가 이미 작년 전체인 12개월 치를 넘어 경매시장의 규모가 한층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5조 8000억 원 가량을 달성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런 원인은 경매물건 수가 많았고 그 가운데 고가 물건의 비중이 컸으며, 경매시장을 주목하는 많은 사람이 적극적인 응찰을 통해 경매물건이 많이 소진됐음을 들 수 있다.
분야별로는 상업시설의 낙찰 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1조 8150억 원에서 올해 2조 4910억 원으로 37%가 상승했다. 증가분이 6760억 원에 달한다. 토지는 올해 총 3조 2140억 원이 팔렸다. 작년보다 5910억 원이 증가했다. 올해 아파트의 낙찰가 합은 작년 4조 1630억 원보다 4290억 원이 많은 4조 5920억 원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 한해 경매된 물건 가운데 감정가가 가장 큰 것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있는 4만6천3백47㎡규모의 토지로서 감정평가금액이 771 억7985만 원에 달한다.
공영건설이 소유한 이 땅은 녹양전철역 인근에 있는 역세권 상업용지로 후면에는 주택지대가 형성되어있다.
2월에 첫 경매된 이후 3번 유찰되고 나서 지난 9월 506 억4000만 원(낙찰가율 65.6%)에 낙찰됐다. 본 건의 낙찰가는 올해 낙찰금액 기준 최고치를 기록, 감정가와 낙찰가 동시에 올해 가장 고가의 물건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