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己丑年) 2009년 올 한해도 저물어가는 가운데 한국재경신문은 데스크, 기자 설문을 토대로 경제·사회 중심으로 올 한해를 특징짓는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그 가운데 첫 번째 이슈로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던 '신종플루'가 선정됐다. 신종플루는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그토록 강조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손씻기 캠페인'을 단숨에 대중화 시켰을 만큼 사회·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 뿐만 아니라 신종플루로 마스크, 위생용품이 특수를 맞기도 했고, 홈쇼핑·인터넷 쇼핑 등 온라인 쇼핑을 촉진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밖에 위생, 보건 등 신종플루 관련주는 연일 급등하는 등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초 신세게 이마트에서 올 1~11월 동안 전국 126개 점포를 이용한 2억1천만 명 소비자들의 구매상품군(2874가지)을 분석한 결과 신종플루 특수가 유통가를 뜨겁게 달군 것으로 나타났다. 손소독제, 마스크, 체온계 등 신종플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상품은 일시적인 품절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올 추석시즌에 처음 선보인 손소독제 선물세트는 13억 원어치가 팔릴 정도였다.
또 홍삼, 브랜드비타민 등 면역력 강화제품으로 알려진 건강식품은 각각 25.3%, 58.9%씩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달 김장철에는 신종플루를 예방하고자 직접 김장하는 주부가 늘면서 배추와 무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 1일 옥션에서 자체 선정한 '2009년 히트상품 20'에는 마스크가 1위를 차지했고, 손세정제, 홍삼이 각각 2,3위를 차지하는 등 신종플루유행에 따른 소비추세를 뚜렷이 나타냈다.
아울러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비중도 늘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지역 온라인 쇼핑 이용객 65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온라인 구매행태와 시사점'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9년 상반기 전체 쇼핑금액 중 인터넷 쇼핑, TV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4%, 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신종플루로 무점포를 이용하는 이가 늘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의 취급품목이 다양해지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증권시장에서도 신종플루의 영향이 뚜렷했다. 녹십자, 서울제약 등 제약주와 독감백신 원료인 백신전용란을 생산하는 오리엔트바이오, 파루, 케이피엠테크 등 위생용품업체는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또한 신종플루로 초중고교가 임시휴교를 진행하던 때에는 온라인 교육업체 아이넷스쿨과 에듀박스, 교육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메가스터디와 웅진씽크빅 등 온오프라인 교육주들도 덩달아 오르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여행·항공 업종의 경우 신종플루의 확산세가 여행객 감소에 영향을 줘 한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신종플루 환자 증가추세가 꺾였고, 사망자 수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지난 10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신종플루 위기 단계를 기존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낮췄다. 이에 따라 신종플루 수혜주들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여행·항공주는 내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