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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北 주민 12명 한국행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에서 근무하던 북한 근로자를 포함한 북한 주민 12명이 지난 9월 한국에 집단 망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러시아 보안 당국자 등의 말을 인용해 근로 비자가 만료된 벌목공과 탈북자가 2007년 올해 초 편지와 전화로 모스크바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에 도움을 요청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또 다른 북한 주민 4명이 추가로 한국 망명을 신청했으며 한국 정부와 UNHCR가 수속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12명의 탈북자 중 일부는 러시아에 입국해 아무르 주 최대 벌목회사인 '틴다레스'에서 일하던 근로자이며, 일부는 탈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를 통해 탈북시도를 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로, 교도통신은 러시아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가 집단으로 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한국행이나 제3국 망명을 원하는 북한 주민은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탈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들 12명 이외에도 과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 북한 남성 근로자가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요청해 한국행을 승인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또 2004년에도 두 명의 북한 주민이 한국영사관과 미국영사관에 각각 진입해 한국행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도는 원칙적으로 러시아 정부는 국경을 넘어 탈북하거나 비자가 만료된 근로자들을 북한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 러시아 이민관리의 말에 따르면 이번 12명의 경우처럼 유엔을 통해 망명을 요청하면 인도적 관점에서 이들을 북한으로 추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 연방 이민국은 북한근로자의 집단 망명을 계기로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질 가능성을 우려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의 아무르 주는 북한과 국경을 접한 곳으로 구소련 시절부터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벌목, 건축 작업 노동자를 이 지역에 대거 파견해 왔다. 러시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아무르주에만 현재 1천700명의 북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