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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어떤 투자 하나..롯데

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는 롯데그룹이 6만6천㎡부지에 2020년까지 1천억 원을 투자하고, 1천 명을 고용할 것이란 내용이 들어있다.

롯데는 이 부지에 식품과학연구소를 설립, 4개 분야의 연구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 한화, 웅진과 함께 첨단녹색산업 단지에 자리를 잡은 롯데는 이 곳에 2011~2012년 투자 400억원, 고용 200명, 2013~2015년 투자 300억원, 고용 300명, 2016~2020년 투자 300억원, 고용 500명 등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총 1천억원을 투자하고 1천명을 고용할 게획이다.

하지만 정부 수정안의 유치확정 기업명단에 롯데가 포함된 사실을 대부분의 임원들이 모를 정도여서 내부 논의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홍보실장인 장병수 전무는 정부의 수정안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롯데는 세종시 입주에 대해 어떠한 검토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그룹에서는 통상 신규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은 정책본부 국제실이 맡고 있으나 이번 세종시 건에 대해서는 국제실에서도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롯데의 내부 정황으로 비쳐볼 때 롯데가 이번에 세종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입주 면적이 6만6천만㎡에 불과한 데다 2020년까지 투자비 1천억원, 고용인원 1천명도 면밀한 검토끝에 나온 수치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의 투자 규모는 삼성의 입주 면적이 165만㎡에 이르고 고용인원 1만5천800명, 투자액 2조500억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그야 말로 조족지혈이다.

더구나 롯데보다 그룹 규모가 작은 한화의 부지면적 60만㎡, 고용 3천44명, 투자 1조3천270억원, 웅진의 부지면적 66만㎡, 고용 2천650명, 투자 9천억원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롯데가 이번 세종시에 적극적으로 입주를 희망했다기보다 체면치레용으로 정부에 화답한 수준에 그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평소 투자관행이 지극히 보수적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정부의 수정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각종 인센티브 등이 유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이번에 소규모로 세종시에 들어간 뒤, 맥주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