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노동조합이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한전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조건부로 정년을 2년 연장하는 내용의 단협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 89.8%(투표율 96.7%)로 가결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해 7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1954년생 직원부터 임금피크제 선택 시 정년이 현행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2년 연장된다.
본사 인력 가운데 사용자 성격의 직무인 인사·노무·감사 업무부서 직원을 조합원 범위에서 제외하고, 경영·인사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순직한 직원의 가족을 채용하는 조항은 삭제하기로 하는 합의안도 이번에 함께 통과됐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정함에 따라 한전 산하 6개 발전자회사와 4개 출자회사는 물론 다른 공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이번 결정에 대해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와 연계돼 인건비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고용 안정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전은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청년 실업해결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한편,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한국보다 먼저 겪은 일본은 지난 1980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기업 중 약 80%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