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리콜을 단행한 도요타 자동차의 1월 미국시장 판매가 16% 급감한 반면, 현대차와 포드가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도요타의 미국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떨어진 9만8796대였고, 시장점유율도 14.2%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200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셈이다.
경쟁사인 GM, 포드, 현대차 등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도요타 고객들이 자사의 차량을 구입할 경우 적게는 500달러에서 많으면 1000달러까지 환불금을 주는 마케팅도 등장했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반사 이익을 얻은 업체는 포드로 지난 1월 한 달 11만6534대의 차를 판매하며 25%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GM의 판매량은 14%, 닛산이 16%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고 1월 한 달 동안 미국 판매량을 24%나 끌어올리며 3만503대를 판매했다. 다만, 기아차는 1월 한 달 2만212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0.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도요타 리콜 사태로 올해 현대·기아차 수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손명우 애널리스트는 "6개월 간 도요타의 생산차질이 40% 정도 발생할 것으로 가정한다면 2010년 미국 점유율은 현대차 0.2%포인트, 기아차 0.1%포인트 추가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현대차 브랜드 가치는 상승 추세인 반면 도요타 브랜드 가치 훼손은 불가피하다"며 "도요타 캠리, RAV4 경쟁차종인 신형 쏘나타, 투싼은 3월에 출시되며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JD. Power에서 실시한 차량 재구매 의향 추이에는 현대차의 경우 2009년 상승 반전한 반면, 도요타의 경우 2007년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 신한금융투자 이기정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그룹의 신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미국발 모멘텀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 미국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 업체간 브랜드 가치의 서열이 정해지는 시장이므로 미국 시장 점유율의 상승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요타는 지난주부터 문제가 되는 차량 8 종에 대한 생산을 전면 중지했으며, 지난 2일에는 본사에서 직접 공식 사과에 나섰다. 도요타는 오는 8일까지 수리부품을 들여와 생산재개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