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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美日도 재정적자”

대표적인 비관적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유럽 일부 국가 재정위기에 대해 지적하며, 미국과 일본도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5일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과 공동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그리스의 현 위기는 유럽연합(EU) 국가 중 최악의 본보기일 뿐"이라며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PIGS' 국가들이 모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의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문제가 단지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으로 인정받아온 미국과 일본도 국가채무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의 일부 국가보다 안정적으로 재정 적자를 관리할 수 있다면서도, 이들의 나쁜 경제정책은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로 간주됐던 이들 국가의 국채투자에서 투자자들을 이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부유한 국가와 신흥 국가를 구분하는 인위적인 경계선이 타당성을 잃게 될 순간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달러가 전 세계 기축통화이고 일본도 순채권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재정 개혁이 지연되지 않는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루비니 교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가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기시작하면 외국 투자자들와 중앙은행은 높은 금리를 받아야 미국에 자금을 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입금리 상승은 미국의 정책을 옥죌 것이라며 이때 국가리스크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금융위기의 위험을 미리 경고했던 인물로, 2008년 8월 뉴욕 타임스(NYT)에 소개되면서 '닥터 둠(doom·암울)'이란 별칭을 얻었다. 최근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이 별명이 싫증난다며 '닥터 리얼리즘(realism·현실주의)'을 새 별칭으로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