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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코드로 풀어본 화제의 공연 오만석의 <이爾>, 정일우의 <뷰티풀선데이>

연초부터 영화 드라마를 넘어 공연계도 동성애를 소재로 한 공연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산이 광대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
4년 만에 ‘공길’로 무대에 오르는 오만석의 연극 <이(爾)>

“연산군은 동성애자였다?”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된 연극 <이(爾)>는 ‘동성애’라는 소재를 극적 대결구도의 원동력으로 활용한다. 연산과 공길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일종의 장치인 셈. 즉, 연극 <이(爾)>의 동성애 코드는 비단 보는 이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함이 아닌 ‘동성애’로 고조된 갈등과 긴장상태를 ‘웃음’으로 이완시키기 위한 촉매제로 작용한다.

연극 <이(爾)>(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김태웅)는 2005년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위를 기록하며 공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왕의남자>의 원작. 2000년 초연 당시 한국 연극협회 올해의 한국 연극상 희곡상, 연기상 등을 수상, 이듬해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수상, 이후 전일 전회매진의 기염을 토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쥐며 대한민국 대표연극으로 자리잡았다.

오는 27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10년의 역사를 함께한 최고의 배우 김내하, 이승훈, 오만석, 진경, 조희봉, 정석용 등 역대 출연진이 총출동하는 기념비적인 10주년 특별공연. 10년간의 찬사, 10년간의 성원에 화답하는 의미로 특별히 마련되어 단 23일 동안만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드라마 연기에서부터 뮤지컬 연출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 오만석의 ‘공길’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무대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월27일~3월21일 /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 4~6만원 / 문의 오픈리뷰 1588-5212

“게이커플의 집에 뛰어든 한 여자, 그들의 미래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스타 정일우의 첫 연극 도전작 <뷰티풀 선데이>

어느 일요일 아침, 술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이전에 살았던 집에 들어가 잠든 여자, 은우. 그리고 현재 그 집에 살고 있는 미묘한(?) 관계의 두 남자, 정진과 준석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을 다룬 이야기, 연극 <뷰티풀 선데이>. 나카타니 마유미(41)가 2000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동성애 문제를 일상생활 속에서 그려낸 접근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동성애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우리가 그동안 선입견과 편견으로 바라봤던, 혹은 단순히 흥미거리로 삼았던 소재를 인간 본연의 고독과 사랑에 대한 애틋함으로 그려내며 감동을 전해준다.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2006년에 초연된 이후, 지난 4년간 450회 이상 공연되며 ‘뷰선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생산할 정도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 게이 커플과 한 여자에게서 벌어지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이 연극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과 갈등을 재치 있는 구성과 리얼한 대사, 섬세한 묘사로 풀어내어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2010년 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공연에는 2009년 공연했던 기존의 배우들에 첫 연극 무대 도전에 나선 탤런트 정일우가 합세한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정일우는 밝은 성격이면서도 내면에 아픔을 지닌 게이 청년 ‘준석’으로 분해 첫 동성애 연기에 도전하게 된다. 많은 여성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연극<뷰티풀 선데이>는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3월 28일까지 공연된다. 2월4일~3월28일 /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 3만5천원 / 문의 ㈜ZERA 3672-8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