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가운데, 예상보다 강한 경기회복세와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연말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송재혁 SK증권 연구원은 3일 "김중수 신임 총재 취임 후 첫 번째 금통위가 9일 예정된 가운데,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2.0%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전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으로 보는 것과 관련, 그는 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의 큰 확장추세는 변함없이 지속 중이며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며 물가에 대한 부담도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생산'에 따르면 광공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19.1%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0월(0.2%) 이후 11월(18.1%), 12월(34.2%), 올해 1월(36.9%) 등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3.6% 증가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 연구원은 "내수경기 상승 속에 해외수요 회복도 꾸준히 진행되면서 재고 확충이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라며 "상반기 광공업 생산은 10~20% 사이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월 무역수지는 예상치를 상회하며 수출액과 수입액을 더한 월별 교역량이 위기 이전인 2008년 중반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식경제부는 1일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35.1% 증가한 376억8000만 달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8.4% 증가한 35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1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2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중국·아세안(ASEAN)등 개도국 수출과 미국·일본·EU 등 선진국 수출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증감율은 아세안이 가장 높은 61.8%를 기록했으며, 선진시장인 미국 30.4%, 유럽연합(EU) 8.4%로 대부분 상승했다.
또한 3월 소비자물가도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올라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1%와 2.7%의 상승률을 보인 1월과 2월보다 낮아졌다. 소비자 물가는 1월 9개월 만에 3%대로 오른 뒤 2개월 만에 2% 초반까지 떨어진 셈이다.
송 연구원은 "계절적인 물가 상승기임에도 불구하고 3월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크게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경기나 정책에 부담 없는 2% 중반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 2.0%의 기준금리를 변경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것이다. 송 연구원은 "경기나 물가 모두 급격한 변동 요인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정책 변화 시기는 점점 후퇴하고 있다"라며 "신임 총재 취임, 4월 중 2명의 금통위원 교체, G20 의장국으로서의 국제공조 준수에 대한 부담 등 외부적 요인까지 감안한다면 빨라도 연말은 되어야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이 가시화될 4 분기에 가서야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내로 최대 2번의 금리인상 예상돼, 현 2.0%에서 2.5%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