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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베바는 닮은꼴? ‘자세히 들여다보니…’

MBC 창사 49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동이]와 [베토벤바이러스](이하 베바)와의 닮은 점이 화제가 되며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베바]는 2008년 ‘강마에 신드롬’과 클래식(Classic)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으로 대중과 결코 친숙하지 않은 소재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동이] 역시 ‘국악’이라는 낯선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선다. 특히 장악원을 무대로 아악, 향악, 당악으로 구분되는 조선의 음악 세계를 새로운 볼거리로 소개한다.

[베바]의 촬영 현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처럼 [동이]의 촬영현장에는 ‘국립국악원’ 단원들이 상주해 있다. 바로 엉성하게 연주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현장감이 살아있는 생생한 라이브를 선사하기 위한 것. 때문에 연주 장면에 등장하는 출연자들 역시 보조 출연자가 아니라 전문 교육을 받은 ‘국립국악원’의 단원들(혹은 한양대 국악과 졸업생)이다.

또한, [베바]에서 서희태 교수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지휘했듯, [동이]에는 국립 국악원의 김성진 총무가 현장음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기존 영화 [춤추는 가얏고] 나 [서편제]에서 일부 소개가 되긴 했지만 대중적인 TV매체에서 소재로 등장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국악이 인기 드라마에 소개됐다는 것만으로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라며 국악의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보조 출연자가 아닌 단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드라마의 특성상 한 신을 찍더라도 여러 각도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똑같은 연주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 드라마 촬영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연주자들은 추운 날씨에 손을 불어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음율을 선사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려야했다. [동이] 5회에 출연했던 한양대 국악과 졸업생은 “단순히 연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연기도 해야 하더라”며 연기에의 고충을 호소했다.

악기들은 연주자의 호흡과 연주방식에 따라 저마다 각각 다른 소리를 내기 때문에 제대로 화합하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나기 일쑤다. [베바]의 2회 장면 중, 강마에는 단원들이 튜닝 하는 소릴 들으면서 자신의 애완견 토벤이(콜리)에게 “사실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나는 어느 악기가 어떻게 틀어졌는지 잘 몰라. 살짝 어긋났다는 것만 알뿐이지. 음? 뭐라고? 넌 알겠다고? 그렇지. 넌 개잖아. 귀가 밝잖아. 어휴. 우리 토벤이가 오케스트라를 맡아야 하는 건데 그지?” 라며 불협화음에 대한 조소를 날린 바 있다. 이 소음 같은 불협화음은 [동이] 5회에서도 등장한다. 현대음악에서는 불협화음이라 불리는 말은 [동이]에서는 음변(音變)이라고 표현하는데, 단순히 음의 화합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음이 무너졌.’는 의미로 이 나라에 흉사가 닥칠 것임을 의미한다.

위대한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선사한다. 어느 시대든 자유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작용했던 음악이 동이의 시대와 어울려 어떤 화음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