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현 음악감독 에사 페카 살로넨)가 1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45년 EMI 레이블의 명프로듀서 월터 레그가 창단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카라얀, 클렘페러, 무티, 시노폴리 등 역사적인 거장들의 손에 의해 조련되어 런던 5대 오케스트라(필하모니아, 런던 심포니, 런던 필, 로열 필, BBC 심포니) 중 하나로 꼽히며 그동안 독보적인 연주력을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조화를 중시하는 온화한 천성으로 필하모니아 사운드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는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잡는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견고한 앙상블을 중시하는 아쉬케나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후한 라흐마니노프 사운드(교향곡 2번)와 아기자기한 맛의 베토벤(교향곡 4번)으로 한국팬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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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욱 |
1970년 앙드레 프레빈 지휘, 런던 심포니 협연으로 유럽 무대에 데뷔한 정경화는 데뷔 40주년을 기념하고 2005년 9월 게르기예프/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취소한 이래 첫 복귀 무대를 이번 투어로 잡았다. 게르기예프 협연 때 보일 수 없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아쉬케나지와 처음 만난다.
2006년 리즈 콩쿠르 우승과 함께 런던으로 음악 무대의 근거를 옮긴 김선욱은 자신의 핵심 레퍼토리인 독일 피아니즘, 그 가운데 슈만 피아노 협주곡으로 필하모니아와 만난다. 전통적인 해석의 미덕과 구조와 디테일을 이끌어내는 감각적인 터치로 이미 무수한 수연을 남긴 김선욱이 준비한 비장의 슈만 카드가 기대된다.
한편, 김선욱은 이미 지난해 영국 레스터시티에서 필하모니아(지휘 아쉬케나지) 오케스트라와 같은 곡을 협연한 바 있으며, 한국 공연을 마친 후인 다음 달 8일 런던 로열 페스티벌홀에서 필하모니와 같은 곡을 다시 연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