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판단한 중소기업과 가계의 지난 1분기 신용위험이 지난해 보다 다소 낮아졌음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은행들은 신용위험이 2분기에 재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종합 신용위험은 지난해 4분기 24에서 소폭 하락한 18로 나타났다. 2분기 전망은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높아지며 22로 다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위험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위험은 국내은행이 중소기업, 대기업, 가계 등 각 차주에 대해 판단한 리스크 정도를 나타내며 0을 기준으로 플러스이면 신용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너스면 그 반대다.
차주별로 살펴보자면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대비 3포인트 하락한 25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28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됐다. 한은은 "대기업에 비해 경기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데다 도소매업등 일부 내수업종의 업황개선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보증확대조치가 정상화됨과 함께 신용위험 상시평가 등으로 잠재부실이 현재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보증비율을 지난해 95%에서 올해 1월부터 90%로 줄이고, 7월까지 85%까지 줄이는 등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전분기 보다 6포인트 하락한 13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에는 19로 상승세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실질소득여건의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경기회복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4분기 3에서 올 1분기에 6으로 상승했으며, 2분기에는 -3으로 신용위험도가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은은 "세계경기의 완만한 회복세 지속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신용위험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분기 계절적인 요인으로 줄었던 대출수요는 증가로 돌아설 전망이다. 대출수요지수는 지난해 4분기 8이었다가, 올해 1분기 -6으로 크게 감소했다. 2분기에는 14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국내은행은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에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가계는 상여금 지급 등으로 대출이 줄고, 중소기업도 1분기에는 기업활동을 줄이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는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회복에 따른 우량 차주의 수요 증대 등으로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의 주택자금은 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상품의 수요 증대와 지방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기간 연장으로 늘어나며, 일반대출은 소비심리 개선 영향으로 모두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규현 기자 khlee@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