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이 11일 "2000년대 들어 국내기업의 보수적 자금운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자산 중 투자위험이 낮은 현금성자산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투자위험이 높은 유형자산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금성자산 비중을 보면 보다 뚜렷이 드러난다. 2009년 말 현금성자산 비중은 2000년 대비 3.6%p 증가했으나, 유형자산 비중은 2000년 대비 15.5%p 감소했다.
보수적 자금운용의 결과, 국내기업의 생산설비도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009년 말 생산설비의 노후화 수준은 56%로 2000년 말의 35.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생산설비의 예상수명 중 영업활동에 사용된 기간이 절반을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연구를 주도한 박상수 연구원은 "기업의 보수적 자금운용은 기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지만 생산성 저하와 미래 성장잠재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수적 자금운영기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美·日 기업의 자금운용을 비교해 본 결과, 국내기업의 현금성자산 비중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2000~2008년 중 자산증가율 대비 유형자산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타나났다. 자금운용이 보수화 된 상태다.
박상수 연구원은 "기업의 자금배분에 있어 미래 수익의 창출을 위해 신사업 투자를 늘리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하는 한편, "우리 기업이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과 신사업에 대한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기업 성과와 현재의 경쟁지위를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