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정부가 대부업체의 고금리 상한선을 낮추더라도 서민대출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업체들이 판매관리에서 비효율성을 제거, 대출채널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정부의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의 배경과 예상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에서 대부업체의 최고이자율을 인하할 때 대부업체의 음성화와 서민대출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서민금융회사의 보증부 대출을 늘리고, 대부업체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공급 감소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생활이 어려워진 서민들의 자금 수요가 늘며 서민들의 사금융 및 대부업체의 이용빈도가 크게 늘어났다.
2005년 초에는 1만1552개였던 등록대부업체는 2009년 3월말 기준으로 1만5723개로 늘었고, 대부업체 이용자수도 300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아니라 등록 대부업체의 시장규모는 2007년 9월의 4조1000억원에서 2009년 9월에는 5조9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대부업체의 시장확대에도 대부업체 이용자들은 2009년 6월 기준으로 평균 32.2%의 높은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기업대출은 17.3% 수준의 이자를 내고 있지만, 전체 대출금액의 54.3%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신용 대출의 평균금리는 45.7%로 대부업법에서 정한 금리 상한선에 근접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서민들의 대출 수요를 충족시키고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부업법상의 최고이자율 상한을 연 49%에서 44%, 39% 등으로 단계적으로 내릴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서민의 금리부담을 약 2000억원 이상 경감시킬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앞으로 5년간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민간 및 정부가 각각 1조원씩 출연해 보증부 서민 대출을 10조원 늘릴 계획이라 서민금융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법정 이자율 상한을 낮추면 일본의 경우처럼 일부 비효율적인 대부업자들은 도산할 수 있지만, 대출중개인 등 판매관리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한다면 공급 감소와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중장기적으로 서민금융지원제도, 복지제도, 신용회복지원제도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서민금융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