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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보험 불완전판매 잡는다’

금융위원회가 보험 모집인들의 수당선지급 관행개선으로 소비자가 보험 상품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하는 불완전판매 등을 감축시킬 계획이다. 또 금융위는 보험업계에 신탁기능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는 22일 보험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제1차 금융발전심의회 보험분과'를 열어 보험산업발전을 위한 모집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 보험모집채널 방카슈랑스, 홈쇼핑 등으로 다원화 ‘불완전 판매 우려 늘어’

이 자리에서 심의회는 2000년 이후 보험모집 채널은 방카슈랑스, 통신판매, 홈쇼핑 등으로 다원화됨에 따라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우려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보험설계사를 통한 보험모집에서는 불완전판매율이 5.5%, 방카슈랑스는 11.2%, 통신판매는 20.6%, 홈쇼핑은 17.8%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완전판매란 가입고객에게 모든 약관을 설명하지 않고, 고객이 완전히 인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판매를 말한다. 불완전판매율은 신규가입 중에 청약철회건수와 품질보증해지건수, 민원해지건수, 무효건수 등을 합친 비중을 말한다.

따라서 심의회는 보험모집조직의 전문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판매자 윤리·법규준수 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비자보호를 위해 보험모집 조직의 행위규범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보험모집인에게 먼저 돈 주는 ‘수당 선지급 관행 개선’ 

특히 심의회는 수당 선지급 관행을 개선해 불완전판매 및 모집질서 문란행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집 수당 선지급이란 모집한 보험계약이 일정기간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보험 모집인에게 전체 수당 중 일부를 신계약 체결 다음 달에 미리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고액의 수당을 선지급 받은 후 잠적하는 보험 설계사 등으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거나 보험소비자의 피해 발생이 나타나기도 했다. 미환수된 수당은 2006년 54억원에서 2007년 194억원, 2008년 상반기에는 366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독당국의 정기적인 검사, 불법모집 시 법이 정한 제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방안, 보험회사 뿐만 아니라 보험판매자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주는 방안도 토의됐다.

◆ 보험업계도 ‘신탁 기능’ 부여해야 

아울러 심의회는 이날 자리에서 보험설계사의 수익증권·보험신탁상품 투자권유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신탁은 위탁자가 특정한 재산권을 일정한 대리자에게 맡기는 것으로 이 대리자는 수익자의 목적을 위해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할 수 있는 법률관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생명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사망하고 이 보험의 혜택을 받을 사람이 미성년자라 성년이 될 때까지 보험관련 사항을 관리해야 할 경우, 보험사는 현재 이를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자본시장법에 따라 보험사는 신탁 기능이 없지만, 꾸준히 보험금을 관리해 온 보험사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법률적인 문제도 맡을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다만 이 문제는 보험가입 환경을 문란하게 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관련 금융투자협회 등과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소비자보호강화내용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는대로 하위법령 개정시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의 수익증권·보험신탁상품 권유기능 활성화, 모집수당의 선지급방식개선, 모집인 배상책임보험 의무화 등은 관련협회와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란? 은행이나 보험사가 다른 금융부문의 판매채널을 이용하여 자사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전략이다. 프랑스어로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1986년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 은행이 생명보험사인 프레디카를 자회사로 설립하여 전국 46개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부터 방카슈랑스가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