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통계청장은 27일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당분간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서 '한국의 세계 최저 출산율, 불가피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저출산 관련 인구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과 가임여성 인구 감소 등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출생아 수 증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있는 여성들만의 출산율인 '유배우 출산율'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15 수준이지만 유배우 출산율은 1.33으로 미혼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구정책은 몇 십년 이후에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정확한 저출산 진단과 대응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통계를 바탕으로 한 정책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유배우 출산율 통계를 위해 혼인 상태별로 인구를 추정할 계획"이라며 "사회조사에서도 혼인, 출산, 여성 취업 등에 관한 다양한 주관적 의식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출생 및 사망 등 인구변동에 관한 심층 표본조사도 실시하는 등 선제적으로 저출산 정책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강연자로 나선 모건 교수는 상당한 수준의 이민이 없다면 한국에서 현재의 인구 수준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 교수는 이와 관련 적절한 이민 및 정착 프로그램이 한국 인구정책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저출산은 출산 지연에 따른 템포 효과, 출산 지연이 출산 포기로 이어지 등 크게 7가지 원인으로 나뉜다"며 "한국의 경우 합계출산율(TFR) 목표를 1.8 정도로 설정하는 게 적당한데 이를 위해 세대간 동거를 강화하고 권장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저출산과 고령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