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관련 후폭풍으로 자신의 정치 생명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30일 사민당이 연정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일본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참의원 선거를 눈앞에 둔 하토야마 내각이 막다른 길에 들어섰다고 31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민당의 연정 이탈 이후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졌다며 7월 선거가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딱히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하토야마 총리가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3차 한·일·중 정상 회담에서 기자들에게 "유엔 안보리에서도 한국을 강하게 지지할 것이라 전했다"고 언급했다며, 이 같은 대북 자세는 정권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일본 국내 여론을 상당히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29일과 30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17%로 직전조사(5월 15∼16일)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다. 이 신문의 여론조사에서 내각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마이니치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는 내각지지율이 각각 20%와 22%로 나타났다. 앞서 30일 발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는 내각지지율이 19.1%였다.
현재 하토야마 내각은 오는 6월 아동 수당 지급이 시작되는 등 침체된 일본 경제 부양을 위한 계획 발표와 2010년도 개정 예산안 체감 효과로 인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인한 반발과 사민당 연정 탈퇴 여파 등 내각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하토야마 내각의 서민 포용 정책이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총리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하토야마 총리가 사면초과에 빠진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