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의 선제골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추가골로 그리스에 2대0으로 첫승을 거두었다.
이정수는 12일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7분 왼쪽 코너킥 지점에서 찬 기성용의 프리킥을 논스톱으로 슛, 그대로 골 그물을 갈랐다. 그리스 수비수들은 뒤에서 쇄도해 들어온 이정수에게 속절없이 슈팅 찬스를 내줬다.
이정수는 이로서 한국의 월드컵 사상 23번째 골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박창선이 아르헨티나전에서 월드컵 1호골을 넣은 이래 2006년 독일월드컵 프랑스전 박지성의 골까지 22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 한국은 박주영, 염기훈을 투톱으로 세운 4-4-2 포메이션의 진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미드필드엔 주장 박지성이 왼쪽, 이청용이 오른쪽을 맡고, 기성용과 김정우가 중앙을 지켰다. 4백(four back)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 이정수, 조용형, 차두리가 섰다. 대표팀은 이미 예고된대로 빨간색 상의에 하얀 바지, 빨간 스타킹을 신었다.
이에 맞서는 유로 2004 우승팀 그리스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그리스는 유럽예선 득점왕 게카스와 하리스테아스를 투톱으로, 중원에는 사마라스, 치올리스, 카추라니스, 카라구니스가 나섰으며, 수비에는 세이타리디스-파파도풀로스-빈트라-토로시디스가, 그리고 골키퍼에는 초르바스가 나섰다.
◆한국 찬스 날린 ‘석연찮은 판정’
선제골을 허용한 그리스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반격을 노렸다. 좌측 공격수 사마라스는 수비에서 넘겨주는 볼을 드리볼하며 측면 돌파를 노렸다. 특히 우리 수비진영 뒤편 공간을 노려 올리는 롱 크로스가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그리스의 공세를 막으면서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 15분 차두리의 스로인을 받은 이청용이 감각적인 볼터치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슛을 시도했으나, 토로시디스의 반칙성 플레이로 넘어졌다. 그러나 미카엘 헤스터 주심(뉴질랜드)이 휘슬을 불지 않아 페널티킥 기회는 잡지 못했다.
석연찮은 판정은 전반 24분에도 나왔다. 박지성이 수비수를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질주,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눈 앞에 뒀다. 그러나 제친 수비수가 넘어지자 주심은 박지성의 공격자 파울을 선언했다.
전반 27분에는 최전방 박주영에게 결정적인 스루패스가 전달됐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박지성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쵸르바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으나, 살짝 틀어찬 슈팅이 골키퍼 왼발에 맞는 바람에 볼은 크로스바 위를 살짝 벗어났다. [사진=뉴시스]
◆후반 - ‘역시 캡틴’ 박지성 본선 3회 연속 골
후반 시작에 앞서 그리스는 ‘캡틴’ 카라구니스를 빼고 파차조글루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반면 한국은 전반전 멤버 그대로 후반에 임했다.
그리스의 추격의지를 꺾는 추가골은 ‘캡틴’ 박지성의 발에서 나왔다. 후반 7분 박지성은 상대진영에서 볼을 빼앗은 뒤 그대로 페널티박스로 질주, 상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쪽으로 볼을 찔러넣었다. 그리스의 반격 의지를 꺾는 추가골
이로서 박지성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본선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아울러 안정환과 함께 아시아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골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