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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들의 '마지막' 제품은 언제나 관심을 끈다.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하이스코트의 '킹덤(Kingdom)'도 마찬가지다. 킹덤은 위스키 명가 에드링턴 그룹의 최고 블렌드 마스터(여러 위스키를 섞어 원하는 맛을 내는 사람)인 '존 램지(John Ramsay)'가 은퇴 전 마지막으로 블렌딩한 작품이다.
존 램지(사진)는 블렌딩을 마친 후 "킹덤 한 모금을 입 안에 머금으면 드라이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퍼진다"며 "한 잔의 위스키로 중세 왕국의 전성기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2002년 열린 이브생로랑 콜렉션은 재작년 사망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브생로랑의 마지막 패션쇼로 유명하다. 그는 2002년 홀연히 은퇴를 선언하고 몬드리안룩·피카소룩·시스루룩 등 그를 대표하는 콜렉션으로 고별쇼를 펼쳤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쇼는 성황리에 이루어졌고 해외 유명 스타들이 그의 디자인을 입었다. 그는 상류층 패션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명품브랜드의 대중화'를 실현시킨 장본인이다. 현재, 패션계의 전설인 이브생로랑 회고전이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전시 중이다.
2010년 알렉산더 맥퀸 F/W 콜렉션. 스컬(Skull/해골) 문양의 스카프와 퓨마의 AMQ라인으로 국내에 알려졌다. 알렉산더 맥퀸은 4차례나 영국 최고 디자이너로 선정되었고, 레이디 가가·카메론 디아즈 등의 수많은 톱스타에게 영향을 주었다. 2001년에 구찌그룹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어머니와 정신적 멘토의 사망, 우울증이 겹쳐 자살로 세상을 떠나면서 2010년 F/W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그의 컬렉션은 유작이 되었다.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로 더욱 관심을 끌었던 ‘2010 알렉산더 맥퀸 F/W’는 생전 맥퀸이 그랬던 것처럼 옷 하나하나가 유니크했다는 평을 받았다.
샤넬 No.19는 가브리엘 샤넬이 조향에 참여했던 마지막 향수다. 샤넬이 태어난 날의 숫자를 따서 이름 붙인 이 향수는 멀리서도 그 향을 맡을 정도로 놀랍고 인상적인 그린 향이다. 다만 이미 출시된 No.5가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고심 끝에 론칭됐었다. 이 향수는 강한 그린 향으로 대중적 성공은 거두지 못했으나 조향사들 사이에서는 걸작으로 칭송된다. 한 방울의 그린 향으로 가브리엘 샤넬의 빛나던 시절의 영혼을 향수에 담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작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모습을 담았던 다큐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잇(Michael Jackson’s This Is It)’ 을 모티브로 한 삼성전자의 외장하드도 큰 관심을 받았으며, 피카소의 유작을 라벨로 사용한 와인 샤또무통 롯쉴드(Ch.Mouton-Rothschild)도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렸다.
하이스코트 장병선 상무는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희소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평소에 잘 모르던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현상은 당연하다”며, “하이스코트는 마스터 블랜더 존 램지의 은퇴 작품인 킹덤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이는 일단 관심을 갖게 된 소비자가 킹덤의 깔끔한 맛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