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아르헨티나와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B조리그 2차전에서 전반 15분 박주영의 자책골과 이과인의 추가골로 0-2로 뒤진채 끌려다녔으나 전반 추가시간에 이청용의 극적인 만회골로 1:2로 맞서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이날 4-2-3-1 전형으로 출격했다. 박주영(AS모나코)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염기훈(수원)-박지성(맨유)-이청용(볼턴)이 2선 미드필더에 자리를 잡았다. 민첩성이 좋은 오범석(울산)이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대신 오른쪽 수비로 출전한 점이 눈에 띄었다.
아르헨티나는 4-3-1-2 포메이션을 꺼냈다. 허벅지 통증을 앓고 있는 후안 베론(35) 대신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그리스 전과 마찬가지로 이과인-테베스 투톱 뒤에서 ‘프리롤’(free role·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플레이하는 선수)로 나섰다.
◆전반 15분 박주영 어이없는 자책골
위기는 초반부터 찾아왔다. 전반 15분 아르헨티나가 우리 진영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메시가 왼발로 감아 찬 볼은 골문 앞에 있던 박주영의 발에 맞고 우리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박주영은 상대 공격을 신경쓰다가 볼의 움직임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고, 이 골은 박주영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아르헨 파상공세, 전반 32분 이과인 추가골
경기 초반부터 드리블과 숏패스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공세가 시작됐다. 디 마리아(벤피카)가 왼쪽에서 발재간을 부리며 우리 진영으로 침투했고, 메시도 특유의 왼발 드리블로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1분만에 아르헨티나가 코너킥 찬스를 잡았지만, 이정수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한국 선수들은 약간 몸이 굳은 모습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개인기와 강한 압박 앞에서 볼 키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전반 10분에는 염기훈이 메시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과한 몸싸움으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자책골을 얻은 뒤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27분에는 테베스의 강력한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넘어가는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전반 32분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터졌다. 우리 문전으로 띄워진 크로스가 아르헨티나 공격수의 머리에 맞고 튄 것을 이과인이 침착하게 헤딩으로 받아 넣었다. 오프사이드 논란이 일었지만, 조용형이 너무 늦게 나온 것으로 판명됐다.
◆전반 추가시간 이청용 만회골!
시종일관 끌려다녔던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이청용이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극적인 만회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