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의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상승세 지속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천정부지 치솟은 금값이 거품이라는 우려와 달리 여전히 금값 하락을 전망할 만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신고가를 경신한 금값은 22일 현재에도 국내금시세로 47,153원(매매기준율 ₩/g)을 기록하고 있다. 5만원대을 넘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금이라는 자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금값, 왜 오르나?
금이 투자 상품으로 본격 등장한 것은 2002년이다. 당시에도 금값은 계속 오름세에 있었고 금을 통한 시세차익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2002년 이후 꾸준히 상승한 금은 가격이 오르고 나서 관련 예금, 펀드가 생겨났기 때문에 시세 반영 후 관심이 증폭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이 이후에도 오름세를 유지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화폐가치가 계속 하락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21세기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재정확대정책으로 화폐가치는 줄곧 하락했다. 특히 달러가치 하락은 금값상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금값은 그동안 화폐와 상대적으로 평가돼 왔다. 특히나 달러와 비교해 달러강세 시에는 금값 하락, 달러약세 시 금값 상승이라는 동조화 관계를 유지해 왔다. 배 연구위원은 “금은 주식처럼 PBR이나 PR이 없기 때문에 가치평가의 수준을 직접 판단하기 어려워 달러 대비 가치로 평가돼 왔다”고 말했다.
◆오른 금값, 비싼가?
천정부지 오른 금값에 대해 너무 비싸다는 것이 실구매자의 입장이겠지만 투자자산으로서는 여전히 상승기대감이 크다. 그동안 화폐가치나 주가 상승에 비해 금은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제적인 저금리 기조 유지로 화폐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도 금값의 상승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배 연구위원은 “금은 화폐 가치가 절하되면 될수록 그 가치가 더 빛난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달러강세로 인해 금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금값의 상승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 이유는 달러인덱스 통화구성에서 유로화가 58%를 차지하면서 유로-달러 동조화는 강화된 반면 금과의 동조화는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배 연구위원은 “2008년부터 달러인덱스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제자리에 머문 반면 금은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금값, 더 오를까
금값은 과거에 비해 비싸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보고 있다. 전 세계의 금융자산 규모는 120조 달러지만 금 관련 자산은 5000억 달러로 전체 5%에 못 미친다. 금과 금 예금, 금 관련 ETF 투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금이 그동안 냉대 받았던 것은 가격변동성이 낮아 투자매력도가 높지 않았고 주식시장 상승세에 따라 선호도가 낮았다는 분석이다. 이점은 오히려 금이 현재 과매수로 인한 거품상태라는 의혹을 일축한다.
배 연구위원은 “금은 저장수단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단기투자종목보다는 장기투자종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실물을 보유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금 예금이나 금ETF와 같은 금 관련 펀드을 택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며 상승세를 전망했다.
김현연 기자 khyun@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