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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였던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주식 350만 7230주(지분율 4.27%)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 이날 주가는 325원에서 250원까지 급락했고, 지난주 16일에 결국 250원으로 한주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급락했으니 당연히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다. 이들은 비가 투자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비에게 원망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단순히 도덕적 비난을 넘어 공시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과 심지어 배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연 비에게 잘못이 있을까.
비는 2007년 9월 47억 원을 투자해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주가는 1800원 수준에서 1달 뒤인 10월 53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한 주가는 2008년 10월 330원까지 내려앉았다가 점차 상승해 지난해 11월 1700원 수준을 회복했다.
11월 고점 이후 재차 하락한 주가는 비의 전량 매도 직전 320원대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비가 주식을 매도할 당시 주가는 320원, 보유주식은 350만주였으니까 결국 비는 47억 원을 투자해 12억 원도 되찾지 못한 것이다. 제이튠엔터테인먼트도 비가 나쁜 마음으로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면 주가가 치솟았을 때 팔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지분율 5% 이하 주주는 공시의무가 없다는 것과 주식 거래가 극히 개인적인 일이라는 점도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번 손실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가수 비 하나만을 믿고 샀다가 손실을 봤다면 비의 가치를 과대평가한 투자자의 책임일 뿐이다.
주식은 투기가 아닌 투자라고 한다. 막연히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 돈을 거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이다. 돈을 잃기는 쉽고 잃은 돈을 되찾기는 더 어려운 법이다.
글ㅣ증권금융부 김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