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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자서전 출간 "박근혜 사과, 참으로 고마웠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한 획을 그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생을 담은 '김대중자서전'이 29일 출판됐다.

준비 기간만 6년이 걸렸고, 2004년부터 자서전을 위한 구술 인터뷰를 총 41회에 걸쳐 진행해, 100여 시간에 걸쳐 구술한 녹취를 바탕으로 그의 일생을 책 2권(1300여쪽)에 담았다.

이 자서전에는 김 전 대통령의 유년시절부터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1권은 출생부터 정치에 입문하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1954년 민의원 출마, 1971년 40대 대선 주자로 나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겨룬 일, 이 후 박정희 전 대통령 독재시절 하에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미국으로 망명하기까지의 상황 등을 담았다.

2권은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퇴임 후 서거 직전까지가 담겨 있다. 당선되자마자 불어 닥친 국가 부도 위기 극복, 대한민국 IT 강국의 실현, 6·15 남북 정상 회담 성사, 노벨평화상 수상 등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일화다. 김 전 대통령은 2004년 8월 12일 박 전 대표가 찾아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아버지 시절에 여러 가지로 피해를 입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한다고 했다"며 "그 말이 참으로 고마웠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했다. 박정희가 환생해 내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실용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명박 당선인의 국정 운영이 걱정됐다"며 밀어붙이기 정부 조직 개편안과 대북 정책을 문제삼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너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비핵개방 3000 정책을 밀어붙였다"며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한 철학이 없다"고 비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법을 어기고 수사 기밀을 발표하며 언론 플레이를 한 탓에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정부의 반대로 읽지 못한 조사(弔辭)를 책에 실었다.

이 외에도 자서전에는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 관련 소회와 이원집정부제나 내각 책임제 도입에 대한 견해 등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