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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맑은 물에서 사는 은어도 발견

서울시 청계천이 인공하천에서 생계하천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이후 곳곳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청계천을 찾아오고 태어나 총 417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11일 밝혔다.

시는 올해 3~7월 간 청계천 전 구간에 걸쳐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 이어 발견된 천연기념물인 조류 ‘황조롱이’를 비롯해 1급수에서만 사는 은어도 발견됐다. 또 조류 12종, 291종의 식물이 발견돼 청계천에는 다양한 수생태계가 형성됐다. 

청계천에 발견된 어류는 참갈겨니와 돌고기, 피라미, 치어 등이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다양하게 분포됐다. 주로 여울 주변의 유속이 느린 곳이나 수변의 수풀 등지에서 쉽게 관찰됐다. 특히, 이 중 대다수의 어종들이 알을 품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봄철 이상 저온 현상으로 어류들의 산란시기가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늦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어류들의 영양 상태는 매우 건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이 청계천에 무단 방류한 것으로 추정이 되는 갈겨니는 이번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갈겨니가 사라진 것은 참갈겨니와의 종간 경쟁에서 도태,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개의 체내에 알을 낳는 ‘줄납자루’도 중랑천 합류부(청계천 5구간)에서 발견됐다.

한국 패류 학회지에 따르면 재첩, 펄조개, 말조개 등이 한강 하류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납자루가 한강에서 알을 낳고 서식하다 집중호우시 청계천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청계천에서의 조개 서식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계천은 유속이 빠르고 모래가 있지 않아 조개가 서식할 환경과 맞지 않아 줄납자루 재생산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지만, 줄납자루의 청계천 서식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황조롱이 등 천년기념물을 포함한 조류 12종도 청계천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중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연중 관찰할 수 있는 새는 9종이었다.

식물의 경우 물억새, 노랑꽃창포 등 291종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었는데, 생육 상태도 양호했다. 타 지역에서 청계천에 와 번식한 귀화종 33종(전체의 18.4%)도 자라고 있고 청계천 생태계가 건강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노린재목, 딱정벌레목 등 육상곤충 61종이나 발견됐는데, 대부분의 종이 청계천 전 구간에서 발견됐다.

양서 파충류도 황소개구리와 참개구리 2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지난해 나타났던 줄장지뱀과 도롱뇽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황소개구리의 경우 생태계 위해종으로서, 상류로 유입할 가능성이 있어 대대적인 제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저서성 무척추 동물은 모두 24종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출현종은 도시하천 중・하류지역에 서식하는 종이다. 특히 깔다구와 하루살이류, 날도래류등은 청계천 먹이사슬의 중간고리 역할을 하고 있어 청계천만의 건강한 먹이 사슬이 정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천이 복원되면서 하천 생태계가 안정을 되찾고 생물 서식환경도 다양해지면서 자생적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경섭 서울시 물관리국장은 “청계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생물들이 세대를 이어가는 것은 생태계가 빠르게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음을 증명한다”며 “앞으로 태어나는 새 생명들도 안정적으로 서식,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