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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른' 상장기업 상반기 현금자산 70조원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들의 2분기 실적 '최대'에 이어 올 상반기(1∼6월) 현금성 자산 규모도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10년도 상반기 현금성자산 현황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639개 12월 결산법인 중 552개 기업의 현금성 자산 총액이 70조9522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조8075억원(8.91%) 증가했다.

이 분석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조기적용사인 삼성전자를 포함 삼성그룹 계열 4개사, LG전자 포함 LG그룹 계열 10개사 등 총 32개사가 제외된 수치라 사실상 기업들의 자산 총액은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현금성 자산은 대차대조표상의 현금과 당좌예금 등 현금성 자산과 만기 1년 이내인 단기 금융상품을 뜻한다.

이처럼 현금성자산이 증가한 것은 자유시장 경제 속에서 경쟁을 통해 누리는 기업들의 실적 증가에 따른 결과이며, 한편으로는 상장사들이 경기 침체로 자금 사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부른 상장기업과 달리 대다수의 중소기업들과 시민들은 자금 압박 속에 시달리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중소기업 투자 미비와 소극적 인력채용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 일으킨 것. 그렇기에 현 시점에서 더욱 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투자는 (돈이)될 것 같은 기업에만 투자한다. 그래서 자금 부족으로 힘든 중소기업은 더더욱 힘들어 진다"고 지적하며 "대기업이 생생내기식 투자가 아니라 진정한 상생을 원한다면, 중소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며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피와 땀으로 만든 기술력을 그냥 가져가거나, 아주 싼 값에 인수하려고 하는 태도, 하청업체에 대한 생산비용 축소 요청 등이 그들의 실적 증가에도 기여했을 것이다"며 "아무리 말로는 상생을 외쳐도 대기업들이 중기에 투자하는 것을 보면 입에서 맴도는 구호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기업들은 하반기에 M&A, 신성장동력 사업 등 다양한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중 기업들이 정부의 강력한 상성정책에 힘입어 하루다 멀다하고 발표하고 있는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위해 얼마나 자금을 풀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