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3. 한화)의 ‘선발20승’이 사실상 물거품 됐다.
류현진은 지난 2일 대전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삼성전은 현재 16승을 기록중인 류현진에게 시즌 20승 고지의 8부능선을 넘을 수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류현진은 5회까지 안타 5개를 내주며 2실점해 6회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됐다. 한대화 감독은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이 끊긴 상황에서 5회까지 투구수 99개를 던지며 제구력 난조를 보인 류현진을 무리하게 끌고가지 않겠다고 판단, 6회 류현진을 빼고 데폴라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에 따라 그의 시즌 20승은 많이 힘겨워 졌다.
이날 류현진의 컨디션은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2회초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후 1사 3루 위기를 맞아 신명철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허용하는 등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회초에도 2사 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등 실점위기 상황에서 박석민의 중견수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4회초에도 1사 1,3루 위기를 맞았으나 김상수에게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했다. 그러나 5회초 선두타자 볼넷과 내야안타로 이어진 1사 2,3루 위기에서 야수선택으로 추가 실점한 후 후속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막아내 힘겹게 5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4사구 5개를 내줄 정도로 직구의 제구가 흔들렸고 이로인해 변화구의 위력이 반감됐다. 또한 삼성 타자들은 류현진의 주특기인 타격 타이밍 뺏기에 속지 않았으면서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탈삼진이 3개에 그치고 4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할 만큼 이날 류현진의 공은 위력이 없었다. 그나마 매회 위기 상황에서 단 2실점만을 허용한 것은 류현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 때문이었다.
일정상 류현진은 8일 군산 KIA전, 14일 잠실 LG전, 19일 대전 롯데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그러나 그 이후 등판 일정은 유동적이다. 현재 한화는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경기가 KIA와의 단발 홈 경기뿐이다.
류현진은 이 경기를 모두 이겨도 19승이 된다. 추가로 우천취소 경기가 발생해 그의 등판 일정과 들어맞지 않은 한 ‘선발 20승’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한편 국내선수가 20승을 기록한 것은 1999년 당시 현대에서 뛰던 정민태(40. 넥센 투수코치)가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