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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워제네거 주지사, KTX 시승…고속철도 도입 검토

아놀드 슈와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 방한으로 50조원 규모의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수주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은 경기부양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대규모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최근 총 사업비 430억달러(약 49조9000억원)를 투자해 플로리다·캘리포니아 등 13개 노선에 1만3760㎞ 규모의 고속철도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입찰을 시작해 2020년 전 구간 공사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은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새크라멘토, 샌디에고의 주요 도시 1250㎞를 고속철도노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15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날 오후 캘리포니아 고속철 수주에 뛰어든 아시아 한·중·일 3국 중 마지막으로 한국의 고속철 ‘KTX-산천’을 시승하고, 고속철도 기술개발과 운영현황 등을 살펴본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앞서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고속철인 허셰호에 올랐고 14일에는일본 신칸센을 시승해 아시아 국가들의 고속철을 비교 검토했다.

한국 또한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수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미국의 첫 고속철도 수주라는 상징성과 향후 발주가 예정돼 있는 플로리다·텍사스·일리노이 주 등지의 고속철사업에서 우위를 차처하기 위해서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코트라 등 공기업 3개 사와 포스코, 삼성 SDS, 현대로템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수주전을 펴고 있다.

한국은 고속철도 차량 건설의 경우 초기에는 프랑스 기술에 대부분 의존했으나, 지금은 90% 수준까지 기술력을 국산화했다. 그 결과물이 최근 운행을 시작한 ‘KTX- 산천’이다.

또한 철도시스템·제어·신호 엔지니어링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KTX에 문제가 생기면 우선 원격제어로 대처해 운행하고, 운행을 끝낸 후 정비차량 기지에 도착해 즉시 수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는 오직 한국 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고속철도 기술력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수주전에 뛰어 든 유럽의 철도 강국인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과 비교해 기술이전도 유연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다는 점 등이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보다 가격, 운영능력면에서 한국이 더 인정받고 있다”며 “일본은 기술은 앞섰지만 가격면에서 미국을 만족시킬지 의문이고, 중국도 최근 철도강국으로 떠올랐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고속철도산업에서 후발주자라는 점, 해외 고속철도 건설경험이 적다는 것 등이 캘리포니아측이 약점으로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