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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시 민속자료 제18호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이 ‘관훈동 민씨 가옥’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어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도 ‘옥인동 윤씨 가옥’으로 명칭이 바뀐다.
서울시는 2년여에 걸친 사료조사를 펼친 결과, 두 가옥이 실제로 박영효 가옥과 순정효황후 윤씨의 가옥이 아닌 것으로 밝혀냈다.
이에 따라 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명칭변경 계획에 대해 30일부터 예고한다고 밝혔다.
시는 2008년 시 지정 문화재 명칭 전반에 대한 정비를 진행해 오류를 바로잡은바 있으며, 두 가옥은 더 철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여 다양한 문헌과 지도를 통해 2년여 동안 정밀 사료조사를 시행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
조사결과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은 민영휘 대저택의 일부이고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는 윤덕영의 ‘벽수산장’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영효의 서울 지역에서의 시기별 거주지도 명확히 밝혀졌다. 박영효는 오늘날 경운동 66․88번지, 니동과 압구정 강정(江亭), 안국동 8번지, 경운동 89번지, 숭인동 76번지 등 총 5~6곳에서 거주하였는데, 이들 토지에 자리한 가옥들은 거의 모두 멸실된 것이 확인되었다.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 역시 황후의 숙부이자 이완용을 능가하는 친일파로 알려진 윤덕영의 가옥으로 새롭게 규명되었다.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는 종로구 옥인동 47-133번지에 가옥이 현존하고 있고 남산골 한옥마을에 복원되어 있다. 그동안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純宗)의 두 번째 황후로 1910년 한일병합조약 체결 당시 국새를 치마폭에 숨기려다 숙부인 윤덕영에게 빼앗겼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순정효황후 윤씨(純貞孝皇后 尹氏:1894~1966년)가 태어나고 자란 집으로 학계에 알려져 있었다.
순정효황후와 그의 아버지 윤택영(尹澤榮:1876~1935)은 1907년 입궁 전 경복궁과 안동별궁(오늘날 풍문여고 자리) 사이인 송현동에 거주하였고, 입궁 후 그녀의 친정은 1907년 황실과의 가례 시 진 막대한 빚 때문에 오늘날 사간동 97번지와 계동 133번지로 옮겨 다녔는데, 오늘날 유적은 남아있지 않다.
앞서 박영효 가옥과 윤씨 친가는 조선 후기 상류층 저택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학계의 중론에 따라 1977년 서울시 문화재(민속자료)로 지정되고 1995년~1998년 남산골 한옥마을에 복원되었다.
이 중 순정효황후 윤씨 가옥은 1997년 원형 훼손으로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었으며 1998년 기록 보존차원에서 한옥마을에 가옥 원형을 찾아 복원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두 가옥이 상류층 가옥으로서 갖고 있는 건축사적 가치는 변동이 없으나 가옥의 역사성은 달라지는 것이므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이번에 명칭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 한옥들이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고, 각종 건축사와 문화재 관련 서적들에 실려 있는 등 학계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고려하여 그동안 최대한 심도 있게 사료조사를 시행했다"며 "관련분야(한국사․건축사 등) 학자들로 구성된 소위원회의 검토 및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에 발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 민속자료 제18호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은 9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30일 동안 명칭 변경계획을 예고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2010년 11월 최종 고시할 계획이다.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는 1997년 이미 시 민속자료에서 지정 해제되었으므로 별도의 예고 절차 없이 남산골 한옥마을 내 안내판 문안을 수정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