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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어린이집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부모의 직업에 따라 또는 일하는 시간에 맞춰 자녀를 돌봐주고, 방과 후 마음 푹 놓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늘고 있는 것. 3교대 근무자, 연극인, 백화점 직원 등 다양한 부모의 직업에 따라 특색을 달리하는 어린이집이 늘고 있다.
◆ 3교대 근무자 위한 국내 최초 24시간 보육 – 이천 아미 어린이집
야근이 잦은 직장인들을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공립 어린이집이 경기 이천시에서 문을 열었다. 저소득층 어린이 대상 전일제 보육시설은 도입됐지만 직장인을 위한 24시간 공립 보육시설은 전국 최초다. 하이닉스반도체 근로자 자녀를 위해 회사와 협력해 설립한 아미어린이집은 보통 어린이집과 달리 언제든 아이를 돌봐주는 '24시간 보육시설'이다.
하이닉스 근로자들은 보통 4개조로 나뉘어 24시간을 꼬박 일한다. 4개조라고 해도 실제 근무는 새벽 6시~오후 2시, 오후 2시~밤 10시, 밤 10시~새벽 6시 3교대다. 엿새 일하고 이틀 쉬기 때문에 4개조 중 1개조는 휴무다. 문제는 하이닉스 근로자 1만1233명 중 여성근로자가 5346명에 이르고, 교대근로자 6125명 중 여성이 4409명을 차지한다는 점에 있었다. 여성근로자 98%가 20~30대로 젊다 보니 밤낮 없이 일하는 동안 아이를 어디에 맡길지가 큰 고민이었다. 본래 하이닉스엔 아이 130명을 돌보는 직장보육시설이 있지만, 0~2세 영아를 24시간 맡아주긴 힘들었다.
아미어린이집에서는 하이닉스 내 3교대 근무 근로자와 협력업체 임직원, 지역 주민들의 0~4세 어린이들을 돌본다. 야간 근무자가 원할 경우 주간까지 시간연장 보육도 가능하다. 24시간 운영을 위해 보육교사들도 3교대로 근무한다.
씨앗반은 0세, 새싹반은 1세 반이 있으며 시간연장반은 야간에 근무한 부모의 자녀는 야간 돌봄에 이어 부모가 휴식을 가지며 원하는 시간까지 주간에 추가 보육을 할 수 있다. 보육 프로그램은 현재 실내놀이, 실외놀이 및 나들이, 이유식, 수유, 식사 등 생리적 리듬과 놀이 활동의 균형 등을 통해 신체움직임, 창의표현, 언어표현 등을 습득하게 된다.
또한 청강문화산업대학 유아교육과가 아이들의 기본 생활과 보육교사 교육,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어린이집 위탁 운영을 총괄하는 청강문화산업대학 유아교육과 황정숙 교수는 “부모의 생활 리듬에 따라 밤낮이 바뀐 아이들을 위한 보육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다”라며 “밤 시간 낯선 환경에서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정서 불안, 수면 장애를 막기 위해 담임교사제를 도입하고 수준별 학습과 보육 프로그램 제공해 맞벌이 부모들이 맘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연극인 위한 어린이집 ‘대학로 어린이집’
서울 종로구는 공연문화의 메카인 대학로의 발전과 직업 연극인들의 육아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동숭동에 ‘대학로 어린이집’을 열었다. 대다수의 여성 연극인들은 결혼과 출산 후 자녀 보육 문제로 무대를 떠나게 되고 이는 연극계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돼 왔다.
연극인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대학로 중심에 위치한 어린이집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신축건물로, 영아실·유아실 등 보육실을 비롯해 양호실과 놀이터를 갖추고 있다. 구립시설로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위탁·운영한다.
5살까지 연극인 가정 아이라면 누구나 입소할 수 있다. 대학로 어린이집은 직업 특성상 늦은 저녁과 공휴일에 창작 활동을 해야 하는 연극인들의 보육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 백화점 직원 위한 어린이집 ‘롯데백화점 어린이집’
출산장려 운동을 펴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서울 종로구 재동에 직원용 어린이집을 열었다. 354㎡(107평) 규모의 복층 건물을 친환경 인테리어로 꾸민 이 어린이집은 만1~5세 어린이 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휴점일을 제외하고 매일 문을 열어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직원들 출퇴근 시간에 맞춰 하루 4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인근에 북촌 한옥마을이 있어 도심 속 이색적인 경관과 정서적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아토피 전문 어린이집 – 송파구 4번째 아토피 어린이집 오픈
서울 송파구에는 아토피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맞춤 어린이집이 있다. 행복한 어린이집은 친환경 어린이집으로 시공과정에서 아토피의 주범인 포르말린을 배제하고 자연친화적인 건축자재와 천연수성페인트를 사용한 친환경 어린이집이다. 실내온ㆍ습도 자동조절, 실내 공기질 유지를 위한 기계설비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아토피 어린이와 장애아, 일반아동 모두 수용이 가능하며 각각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한다.
송파여성문화회관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집 대상은 관내에 거주하는 0~5세 어린이다.
송파구는 국내 최초의 아토피 어린이집인 행복한어린이집(송파1동)을 시작으로 잠실어린이집, 부리도 어린이집에 이어 버들어린이집(장지동)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