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연일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1900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 갈등이 고조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로 외국인들이 주가상승으로 얻는 이득과 달러 환전 시 발생하는 환차익 수익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코스피 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우리뿐 아니라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은 일종의 덤일 수 있기 때문에 환율 변수가 시장에서 나타나더라도 영향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국 위안화와 더불어 원화에도 평가절상 압력이 가중되면 수출기업의 채산성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 문제를 걱정하기에는 다소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등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태에서 원화의 적절한 강세는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시작되는 시점에 국내 증시의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시화될 수 있으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동향이 순유입으로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은 30일 오는 4분기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 해소와 기업실적 및 유동성 여건 건재, 국내 기업의 이익변동성이 안정됨에 따라 지수가 상승 압력을 받으며 최고 1,98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증시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가격부담에 의한 부침이 있겠지만, 1년 동안 끌어왔던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매수와보유 전략을 유지하면서 투자성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 팀장은 "연말로 갈수록 경기둔화 우려는 희석되고 중국 등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다"며 "여기에다 시장의 상승을 견인했던 기업실적과 유동성 여건이라는 두 축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이익변동성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향후 3개월 지수 밴드로 1,750~1,980선을 제시하며. 10월에도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자동차, 화학, 유통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동반 상승하던 이익모멘텀이 최근에는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이들 업종의 모멘텀은 여전히 플러스로 견조한 모습이며 원화 강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중선 기자 jsp@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