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유럽 메이저 자동차 업체인 르노의 순수 전기차에 배터리를 본격 공급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르노의 초대형 '순수 전기차 프로젝트'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LG화학은 2011년부터 본격 양산될 르노의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를 장기 대량 공급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지만, 전기차 양산 규모 등을 감안할 경우 지금까지의 공급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밝혔다.
LG화학은 볼보에 이어 프랑스 1위이자 유럽 3위 업체인 르노를 고객사로 확보함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연내 고객사를 10여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르노는 제휴사인 닛산과 함께 세계적인 전기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까지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에서도 복수의 주요 고객사를 확보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단기간 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은 물론 2015년 매출 3조원 이상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지속적인 R&D투자와 추가 공급업체 확보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현재까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이튼, 중국 장안기차, 유럽 볼보, 국내 현대·기아차와 CT&T 등 총 8개사와의 전기자동차 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2차 전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현재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를 감안할 경우 올해 말까지 2~3곳 이상의 추가 발표도 기대된다.
특히 지난 7월엔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 2차전지 기공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총 3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 홀랜드시 현지 공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준으로 약 20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Cell)을 공급할 수 있으며, 2012년부터 첫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LG화학은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위치한 오창테크노파크에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유럽 등 기타 주요지역의 추가 현지공장 건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2015년엔 전기자동차 배터리만으로 2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20%를 차지하는 매출이다. 전기차 시장이 올해 120만대에서 2015년 420만대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관련 업계에선 올해 4000억 원, 2013년 5조3000억 원, 2015년 10조원대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올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그룹은 미래 먹거리로 2차전지를 내세우고 있다. 1990년대부터 2차전지 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던 LG는 노트북 배터리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자동차 배터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 미국·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시장을 확장시켰다. LG그룹은 친환경사업에 초점을 맞춘 '그린 웨이' 전략으로 신사업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