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고려대는 총장 이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제2의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김병철 고려대 신임 총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성북구 교내 인촌기념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행사에 참여한 각 대학 총장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오연천 서울대 총장,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 백성기 포스텍 총장이 참석했으며 김정배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은 김 총장에게 고려대학교 열쇠를 증정했다.
김 신임총장은 "우리 대학이 21세기의 중심 대학에 부여된 역사적 소명에 부응해야 한다"면서 "학생들도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성숙한 아시아인이자 세계의 시민으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려대학교 18대 총장 취임사
존경하는 김정배 고려중앙학원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님들,
학교발전을 위해 헌신해오신 이기수 총장님을 비롯한 전임 총장님들,
송정호 교우회 수석부회장님,
바쁘신 중에도 친히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오연천 서울대학교 총장님, 김선욱 이화여자대학교 총장님, 백성기 포스텍 총장님, 귀한 시간을 베풀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우리 고려대학교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거듭된 국난과 위기를 민족과 함께 슬기롭게 극복하고 21세기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중심에 우뚝 선 고려대학교의 18대 총장으로서 본인은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고려대학교의 오늘을 있게 한 인촌 김성수 선생님을 비롯한 선각자들의 열정과 30만 교우님들, 학생, 학부모님의 뜨거운 애교심을 확신하기에, 두려움이 아닌 벅찬 희망으로 우리 대학이 직면한 도전에 담대하게 맞서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대학의 미래는 곧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장차 대학에서 창출되는 훌륭한 인재만이 총체적인 무한 경쟁 시대에 대한민국의 번영을 책임질 수 있습니다. 미래 사회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젊은 지성의 창의적인 상상력과 도전, 그리고 무한한 열정을 대망하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는 우리에게 열려있는 미완의 장이자, 약속과 희망의 지평인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세기 우리 사회가 경험한 근대화와 민주화의 주역들을 적지 않게 배출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심국가로 부상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거센 도전은 이제 우리 대학이 스스로의 역사를 뛰어 넘어 새로운 변화의 주체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과거의 전통이나 현재에 안주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회가 대학으로부터 어떠한 교육과 연구를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인 것입니다. 물론 대학에서의 연구와 교육이 단순히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수동적인 역할에 그칠 수 없다는 것도 자명합니다. 21세기를 선도하는 대학은 우리 사회가 간과하거나, 예상하지 못하는 미래의 위기들을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그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의 주요 대학들이 예외 없이 추구하는 연구 패러다임의 지속적인 혁신은 바로 고려대학교의 핵심적인 과제이기도 합니다. 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 주도적인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개방과 다양성을 존중할 때, 우리는 학문공동체의 치열한 경쟁을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지식의 단순 축적이 아닌, 지식 생산의 혁신과 모험적 시도에서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대학의 첨단적인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는 효율적인 행정 체계를 정착시킬 것입니다. 무엇보다 행정 조직의 전문화와 아울러,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 자율의 원칙이 존중되는 행정의 새로운 제도와 문화가 구축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미래로부터의 도전은 학문과 학문의 단순한 소통을 넘어서는 융합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생물학과 철학이 만나고 심리학과 공학이 접목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자연과학의 모든 영역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떠한 학문영역에서보다 자연과학에서,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비약적인 발전상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의 획기적 도약을 통해서만 고려대학교의 밝은 미래가 전개될 수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우리 모두 철저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전 영역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경쟁의 파고를 넘어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제한된 자원과 재화를 둘러싼 투쟁이라기보다는 지식의 보편성과 초월성을 향한 인류 모두의 여정임이 분명합니다. 대학은 민족과 인종, 종교와 이념의 한계를 뛰어 넘는 바로 이 같은 공동의 가치를 지향하는 한에서 인류 모두의 기획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세계 속의 학문공동체로서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모형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서 저는 우리 대학이 21세기의 중심 대학에 부여된 역사적 소명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려대학교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수학과정에서 치열한 탐구 정신과 섬세한 감성을 체득함으로써 세계 역사의 주역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고려대학교의 젊은 지성에 새로운 영감과 상상력을 불어넣기 위해 우리 고려대학교의 교수님들은 열성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성숙한 아시아인이자 세계의 시민으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의 학생들이 연대와 책임에 투철한 지식인으로 성장함으로써 우리 대학은 세계 속에서 사랑받는 대학, 신뢰받는 대학, 인정받는 대학으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고대 가족 여러분!
고려대학교는 위대한 전통을 넘어서 21세기 새로운 고려대학교를 개척해 나가는 이 의미 있는 작업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저는 고려대학교가 앞서가는 연구와 충실한 교육을 바탕으로 세계 속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데 모든 노력을 바칠 것입니다. 교육구국의 선봉에 섰던 선각자들의 헌신적인 열정을 가슴 깊이 간직하면서 다시 한 번 고려대학교의 18대 총장으로서 모든 책무를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2월 28일
고려대학교 총장 김병철
아울러 김 신임 총장의 취임식에 이 총장의 퇴임식도 이어졌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전임 교원 6명과 함께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이 총장은 이날 퇴임직전까지 국내외에서 학교행정을 맡으면서 강행군을 펼쳐왔다. 이 총장의 그동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역할까지 함께 맡아왔다. 재임중에 아셈총장회의를 고려대에서 국내 최초로 개최하는 등 학교의 명성을 대내외에 알려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총장의 향후거취 또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