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안 주유소를 설립하고 마트 주유소를 늘리는 것은 새로운 경쟁 요인을 통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실효성이 없다"는 여론의 반대에도 '대안주유소' 도입을 계속 적극 추진할 의지를 내비쳤다.
최 장관은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제주 하계 포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대안 주유소 설립 배경에 대해서 이와 같이 설명했다.
그는 "현재 주유소 시장은 과점 상태로, 많은 참가자가 있어 특정 기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완전자유경쟁 시장이 아니다"라며 "독점이나 과점 상태에서 기업이 하는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시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트 주유소를 늘리는 것이나 대안 주유소를 새로 만드는 것이나 결국 무폴 주유소를 확대하는 것과 같다. 이를 두고 정부가 시장에 부적절하고 무리하게 개입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부지 확보 등에서 혜택을 주고 대안주유소 체인을 만들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의 반발을 의식, 국영이 아닌 민영 형태로 대안주유소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최 장관의 발언에 대해 주유업계에서는 "민간 주유업자들이 정부로부터 부지 확보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정유4사가 아닌 정부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어 협상력이 떨어지거나 영업력이 약한 주유소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며, "민간사업자들의 참여를 어느 정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 장관은 이어진 '큰 기업, 큰 시장, 더 큰 대한민국' 주제 강연에서 미국 애플사의 예를 들며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며, 미국 애플사가 좋은 산업 생태계를 이루며 중소기업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 중 애플과 거래하는 기업이 있는데 어느날 애플이 먼저 이메일을 보내 납품가를 올려주겠다고 했다더라"라며 "애플이 이 정도로 생태계를 중요시하고 관리하고 있기에 오늘날 스마트폰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밖에 "대기업이 경력직만 선호하고 경영진에 월급을 지나치게 많이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를 조금 줄여 청년층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전환해 미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