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광주의 한 은행에서 창구직원의 실수로 550만원을 받고 5000만원치의 홍콩달러로 환전을 해주는 사고가 발생했다.
은행 측은 환전해 간 사람을 뒤늦게 찾았으나, 이미 홍콩으로 출국한 뒤라 돈을 돌려 받을 수 없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의 한 시중은행 여직원 A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1시께 은행 창구에서 40대 한 남자로부터 550만원을 홍콩달러(4만3천여달러)로 바꿔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1천달러 지폐 43장이 아니라 403장을 고객에게 건네는 실수를 범했다. 무려 36만달러 1천달러짜리 360장을 더 준 것으로, 우리 돈으로는 4천600여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업무를 마치고 정산 작업을 할 때까지도 A씨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고, 정산작업을 하다 뒤늦게 환전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객 연락처로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은행 측은 이튿날 관할 광주 남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냈고,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CC)TV와 남겨진 연락처 등을 토대로 이 남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환전 다음날 업무 차 인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한 뒤였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2일 "은행의 실수가 분명하지만 고객이 더 많은 돈을 환전받은 사실을 알고도 돌려주지 않았다면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돈을 받아간 고객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은 물론 더 나간 돈도 회수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남자가 귀국하는 대로 고의성 여부 등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