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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제조업 경기 둔화.... 세계 경제 우려 확산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각 지역에서 발표된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할 것 없이 제조업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이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이 점점 약해져가고 있다.

먼저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경기는 2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빠지고 있다.

1일 공개된 미국의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0.9를 기록,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55.3)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내렸다.

특히 신규 주문지수가 200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져, 제조업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월에 50.6으로 떨어지면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지난주에 나온 2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 지표도 1.3%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에서 나타난 미국의 경제의 모습은 더블딥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며 전 세계의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주식이 폭락하고,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유로존 PMI도 2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PMI는 53.3을 기록하면서 유로존 채무위기로 인해 투자심리가 확연히 위축됐음을 보여줬다. 영국의 제조업지수도 2년 만에 가장 낮은 49.1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뿐만 아니라 신흥국의 지표도 좋지 못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제조업 PMI는 4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7월 PMI는 50.7를 기록해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브라질의 제조업 지수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HSBC가 집계하는 브라질의 PMI제조업 지수는 7월에 47.8를 기록하면서 두 달 연속 50을 밑돌았다.

인도의 HSBC 7월 제조업 PMI도 53.6으로 집계되며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제조업지수도 49.8로 내려앉았고, 막대한 천연자원을 토대로 급등하던 호주의 제조업지수도 7월에 2년만에 최저수준인 43.4로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반등의 실마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자국의 물가상승 압력 탓에 긴축을 더 강화할 기세이고, 미국도 부채협상 합의안대로 2조4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감축을 단행해야 해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에 인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의 두 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PBOC)이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가파르게 금리 인상을 단행,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되면서 긴축정책도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경제 둔화세와 맞물린 신흥국의 긴축기조가 제조업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악재 속에서 세계의 제조업 경기가 다시 회복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제조업 경기는 동력을 꺼뜨리지 않고 있다. HSBC의 한국 7월 PMI 제조업 지수는 51.33을 기록해 전달(51.13)보다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