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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쓰고도 배 고프네"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올 1분기에 먹는 데 쓴 가구당 지출액이 역대 최고를 나타냈지만,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인해 실제 소비량은 최저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명목가격 기준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1분기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ㆍ비주류음료와 식사비 등 먹는 데 쓴 비용이 총 59만585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역대 1분기 수치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이었다.

하지만 가격 변동 요인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을 보면, 실질가격 기준으로 식료품ㆍ비주류음료와 식사비 등 1분기 식생활비용은 47만3천136원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약 12만원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물가 상승으로 식생활에 든 비용은 늘었으나 실제 사서 먹은 양은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기에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라 명목상 지출비용이 늘었지만 실제 가계에서 구입한 양은 줄었다"며 "예를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50% 급등해 3번 살 것으로 2번으로 줄였다면 명목상 돼지고기 구입비용은 같지만 양으로 따지면 3분의 1이 준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