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최근 중국산 보론강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산 보론강 열연강판, 후판 등이 저가로 한국에 수출되면서 국내 시장 가격을 교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론강은 증치세 환급을 목적으로 보통강에 미량의 붕소(보론)를 첨가한 강을 말한다.
이런 가운데 지식경제부는 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한국과 중국 정부 및 철강업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 급증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협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제16차 한-중 민관 철강협의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 측은 수출 증치세(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급증해 국내 업계에 부담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측은 고부가가치 제품 육성을 위한 환급 정책이 오용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측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
논의 끝에 양측은 상대국의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수출하도록 협의하고, 공정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지경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중국산 보론강 수입이 급증했다. 또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보통강 열연강판 119만t 중 100만t가량이 보론강 열연강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론강 열연강판은 비보론강에 비해 t당 가격이 최대 60달러가량 싸다.
이런 가운데 중국산 보론강 수입이 급증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저급강 수출을 억제하기 위해 보통강에 적용했던 9%의 수출 증치세 환급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합금강에 대한 수출 증치세 환급을 유지하자 보론(붕소)이 첨가된 열연강판이 합금강으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경부는 이밖에도 이날 중국 철강산업 12차 5개년 계획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측은 12차 5개년 계획과 관련, 신규 생산능력 확대는 억제하는 한편, 질적 성장의 일환으로 동남해안에 최신예 임해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고강도 강재 및 첨단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